“공동체 활동으로 분위기 바뀌어 뿌듯해요”

인터뷰 | 김진숙
주민자치모임 ‘뜰과사람들’ 회원

등록 : 2022-12-08 15:44 수정 : 2022-12-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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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김진숙씨(맨 오른쪽)가 수유현대빌라 주민자치 모임 ‘뜰과사람들’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행복둥지 공모전 현장실사팀 제공

“삶터에서 공동체 활동을 이어가는 데 나름의 자부심을 느꼈고, 활동 주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응모했다.”

김진숙(51)씨는 11월29일 <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주민자치모임 ‘뜰과사람들’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2021년 2년 동안 자조회 운영진으로 일했고 지난해엔 회장을 맡았다.

김씨는 2014년부터 수유현대빌라에 살고 있다. 강북구 생협 마을 모임을 같이하는 친구가 사는 곳이라 몇 번 오가며 아이 키우기 좋은 것 같아 이사했다. 북한산 자락 휴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은데, 새로 이사 온 가구들은 데면데면 지내는 게 마음에 걸렸다. 2017년 무렵 또래 이웃들과 하는 책모임을 해보고 단지 놀이터에서 장터도 열어봤다. 다음해엔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마을밥상도 운영했다. 김씨는 “예상보다 적지 않은 주민이 참여해 함께 식사하고 인사를 나누며 차츰 분위기가 바뀌어갔다”고 했다.

주민 70%가 60대 이상이고, 첫 입주 때부터 사는 오래된 주민들도 있어 젊은층 가구들은 조심스럽게 활동을 이어갔다. 이들이 자조회 운영진으로 참여하면서 단지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마을밥상에 참여자가 늘고 봄과 가을에 주민 울력으로 단지 환경 개선을 함께 해나갔다. 빌라의 자랑인 정원을 가꾸는 일에도 주민들이 나섰다. 해마다 외부업체에 맡기던 걸 격년으로 줄이고 주민들이 직접 해보기로 한 것이다. 교육을 받고 뜰과사람들 자치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주민들도 이제는 ‘고맙다’ ‘예쁘다’고 말해준다”고 김씨가 전했다. 그래도 갈등은 늘 있기 마련이다. 정원 가꾸기에 주민들 마음이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기는 어렵다. 조경업체 조언에 따라 나무 솎아내기에 이견이 있고 때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이어온 주민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면서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무엇보다 식구들이 행복해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그는 “초등생 아이가 인사 나누며 따뜻한 동네 분위기에서 커갈 수 있어 참 좋다”며 “아이가 이사 가지 말고 이곳에서 오래 살고 싶다고 한다”고 했다. 이웃 할머니나 이모가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한단다. 남편은 울력에 참여하며 이웃들과 인사하고 얘기 나누며 지내길 좋아한다.

김씨는 “이번 공모전 수상으로 뜰과사람들 회원들이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아 뿌듯해한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해 나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상금 사용 방식은 자조회의 주민회의 안건으로 올려 정할 예정이다. 그는 “정원 수도 설비를 고쳐 나이 많은 회원들이 물을 길어 나르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고 했다.

현장 실사를 진행한 임소라·이한솔씨는 “자조회와 주민자치모임이 역할을 잘 나눠 공동체 활동을 해 소규모 주택, 임대주택 등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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