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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동 시대 연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재개관 5인 전시회 열어

낭만적 아이러니(~3월18일)

등록 : 2023-02-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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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소격동에서 원서동 옛 공간 사옥 부지로 자리를 옮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첫 재개관 단체 전시를 선보인다. 갤러리 소속 작가로 20년 이상 활동한 권오상, 이동욱, 김인배, 안지산, 노상호 5인전이다. 단체전이지만 작은 전시 공간이 여러 층으로 분할된 갤러리 구조로 층마다 각 작가의 개인전을 관람하는 느낌을 준다. 특히 앞으로 사적 공간으로 쓰일 5층도 전시 공간으로 개방해 창경궁 방향으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권오상 작가는 작가의 대표 매체인 사진 조각을 선보였는데, 과거 구상 조각에 가까웠던 형태가 추상적인 형태로 변화해가는 듯한 최근 시도를 소개했다. 총 7점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헨리 무어 조각을 오마주하며, 형상화된 표면에 채집한 이미지를 재치 있게 콜라주 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동욱 작가는 작품 5점을 전시했는데, 작품 간 형성된 긴장감으로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작품인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인공 구조물과 인간의 공존이 두드러진 설치 작품과 주변을 둘러싼 인물 군상을 살펴볼 수 있다.

김인배 작가의 공간은 ‘접촉’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 4점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는 접촉들은 못 보거나 만나지 못하는 지점들을 다뤄 역설적이다. 합판으로 된 얇은 지도를 쌓아 만든 5m 넘는 ‘안개’를 비롯한 작품들에서 작가의 사유를 읽어보자.

안지상 작가의 작품들은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숭고미를 그려냈다. 경외하는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삶의 모순을 표현했다. 노상호 작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회화에 접목하는 등 디지털과 현실 세계 간 이미지 생산과 소비에 대한 흥미로운 화두를 던졌다.

전시 제목은 독일 낭만주의의 이론적 기수 프리드리히 슐레겔이 정립한 개념을 통해 기획됐다. 슐레겔이 말한 ‘낭만적 아이러니’란, 인간의 이성과 감성 간의 상충 관계에서 비롯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말한다. 특히 예술에서 모순은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그런 상황에서 인간은 진실을 발견하고 자아를 발전시키며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 슐레겔의 주장이다.

장소: 종로구 원서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시간: 화~토 오전 11시~저녁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541-5701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사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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