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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도시 서울로 가는 길, 보행자 사고가 장애물

2016년 상반기 사망자 171명으로 최저, 서울시 무단횡단 방지, 교통약자 보호 대책 마련에 총력

등록 : 2016-08-25 17:30 수정 : 2016-08-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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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상반기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는 171명으로, 교통사고 통계를 낸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총 372명,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로 환산하면 3.81명이다.

전국 평균 9.13명과 견주면 3분의 1 수준으로, 17개 광역지자체와 비교해도 가장 적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광역지자체는 전라남도로, 23.34명에 이른다. 서울시의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자치구별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편차와 높은 보행자 사고 비율 등 개선해야 할 과제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2016년 상반기 교통 사망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에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구는 동작구(12명)고, 가장 적은 구는 종로구와 중랑구(2명)다. 6배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로 환산하면 성동구가 3.28명으로 가장 많고 가장 적은 지역은 중랑구(0.48명)로 조사됐다.

이면도로 사고 발생 많아

중구 신당동 도로에 설치된 간이 중앙분리대. 서울시는 분리대가 무단횡단을 방지해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가 높아 설치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5년간(2011~2015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합산하면 영등포구, 강남구, 송파구, 강서구, 마포구 순으로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도로의 폭과 길이, 신호교차로 등 교통 여건의 차이 때문이다.

서울시의 교통사고는 2012년을 기준으로 할 때, 폭이 9m인 이면도로에서 37%, 9~20m인 지선도로에서 35%, 20m 이상인 간선도로에서 25%가 일어났다. 이면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별되지 않아 사고가 많이 났다. 이면도로에서 흔히 있는 불법 주정차도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사고율을 높이고 있다.

교통 사망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차 대 사람(보행자 사고)이 59%로 차 대 차(26%), 차량 단독(15%) 사고보다 월등히 높다. 서울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서 총 372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 가운데 221명이 보행자 사고였다. 이는 2014년 54%에서 5% 포인트 오른 수치로, 서울의 보행자 사고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서울의 보행자 사망사고의 43%(161명)는 도로를 건너다 일어났는데, 이 중 125명이 무단횡단을 했다. 서울시는 무단횡단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간이 중앙분리대 설치를 늘리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올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명으로 가장 적은 중랑구는 서울에서 무단횡단을 방지하는 간이 중앙분리대가 가장 많이 설치된 지역이다.

무단횡단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 노인층이 73명으로 60%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노인층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4년 6월 폐지수집 노인 6354명에게 안전조끼와 손수레 안전표시를 지급했다. 어르신 우대용 교통카드 발급 시 교통안전 의무교육도 하고, 노인보호구역도 해마다 20곳을 새로 지정해 늘려가고 있지만,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29.1%에서 2015년 37.4%로 꾸준히 늘고 있다. 노령인구 증가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늘고 있는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서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줄고 있지만, 여전히 교통사고는 서울 시민의 사망 원인 8번째로 꼽힌다. 외국 도시들의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09년 기준으로, 런던 2.4명, 도쿄 1.6명, 베를린이 1.4명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이 교통안전 도시로 거듭나려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이야기다.

자전거 이용이 늘면서 자전거 사고 사망자도 2011년 19명에서 2015년 27명으로 늘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쓰다 벌어진 보행자 교통사고가 2009년 437건에서 2014년 1111건으로 약 2.5배 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자전거 사고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등 보행 사고의 새로운 원인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

시내 대부분의 간선도로에는 자전거 운전자를 보호하는 사인물 설치를 마쳤고, 홍대 앞 등 5개 지역에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자제를 권유하는 교통안전표지와 보도 부착물을 설치하고 있다.

어린이 사망사고 44%가 교통사고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보호구역을 확대하고 교통안전교육을 강화하며, 보행 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해마다 50곳을 새로 지정해 2013년 1663개소에서 2015년에는 1704개소가 되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10m 이내 주정차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도 가결했다. 어린이 사망사고의 44%가 교통사고 때문이고, 그중 81%가 횡단보도 관련 사고라는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2015년 15개소인 아마존(아이들이 마음 놓고 걷고 뛰어노는 공간)도 2018년까지 25곳으로 확대한다.

노인보호구역도 2015년 기준으로 80개소로 늘렸다. 자동차 걱정 없는 보행전용 거리도 현재 96개소에서 2018년까지 105개소로 늘린다. 횡단보도 사고를 줄이기 위해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각선·광폭 횡단보도도 늘려가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50%로 줄이고 어린이와 어르신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한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종합대책'을 2014년 세워 실행하고 있다.

교통약자 맞춤형 대책, 사업용 차량 안전관리, 신속한 응급 대응, 안전한 도로교통 환경 구축, 사람 우선 교통문화 정착 5개 분야에 31개 단위사업을 해, 서울을 생명을 존중하는 교통안전 행복도시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글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인포그래픽 이성훈 인턴기자 lsh@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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