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 농사짓자

색을 바꾸는 들녘 무와 배추를 솎자

농사일기 9월

등록 : 2016-08-25 15:24 수정 : 2016-08-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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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질어야 풍년이고 보름은 맑아야 풍년이다’는 옛말이 새삼 생각나는 9월이다. 추분이 지나면 밤이 길어져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색깔을 바꾸는 들녘은 농부의 손길을 바쁘게 한다.

낮이 짧아지면 곡식들은 서서히 생장을 멈추고 알곡을 익힌다. 날씨는 점점 건조해지고 물이 말라간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가을걷이를 시작한다.

가을 농사의 얼굴, 배추에는 벌레가 많이 달려든다. 잡아 주지 않으면 사람 먹을 것이 별로 없다. 김장배추와 무의 벌레를 잡아야 한다. 달팽이, 배추흰나비 애벌레, 벼룩잎벌레, 무잎 벌레, 담배거세미나방, 좁은가슴잎벌레 등이 배추를 괴롭히는 놈들이다. 손으로 잡아도 좋지만, 징그러우면 핀셋으로 잡자.

일주일에 한 번은 목초액이나 미생물 작물 보호제를 뿌려 주면 병충해도 안 생기고 잘 자란다. 웃거름도 줘야 하는데, 오줌 액비는 2주에 한 번 주면 좋다.

줄뿌림하거나 흩어 뿌린 무와 배추는 반드시 솎아 주어야 튼실하게 자란다. 무를 솎을 때는 뿌리가 다치면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끝이 갈라지므로 조심해서 솎자.

9월 초에는 총각무·갓 씨를 뿌린다. 쇠갈퀴로 밭을 긁은 뒤 손으로 줄을 긋듯 골을 내고 2㎝ 간격으로 줄뿌림하면 된다.

9월 말이 되면 시금치씨를 20㎝ 이상 사이를 두고 손으로 홈을 내서 2㎝ 간격으로 줄뿌림하면 된다. 손으로 흙을 살짝 덮고 물을 준다. 시금치는 봄과 가을에 심어 먹을 수 있다. 9월에 심은 시금치는 겨울을 나면서 당분을 모아 두기 때문에 달고 맛있다.

길가에 코스모스가 만발하면 깨를 거두자. 고추는 빨개진 것부터 부지런히 따서 말리고, 녹두나 팥은 터지기 전에 꼬투리가 마른 것부터 자주 따 주어야 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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