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한강 절경 보며 ‘사육신’ 충절 느끼는 곳

동작구 ‘사육신공원’

등록 : 2023-03-1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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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제공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봄 햇살이 따사롭다. 동작구 노량진역에 내려 한강대교 방향으로 걷다보면 언덕 위 공원이 보인다. 바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8호이자 동작구의 대표적인 역사공원 ‘사육신공원’이다. 꽃잎처럼 스러져간 선열의 충절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충효 도시 동작구의 역사적 공간을 생각하면 국립서울현충원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육신공원은 500년 넘게 선열들의 충절을 기려온 상징적인 유적지다. 사육신공원은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김문기 등 일곱 충신을 모신 사육신묘를 가꾸어 만들어진 곳이다. 사육신은 원래 6명이었으나, 1981년 서울시와 국사편찬위원회가 김문기를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현창했다.

사육신공원 입구로 들어가면 올라가는 언덕길 양옆으로 초록초록한 나무와 풀, 예쁜 꽃들이 반겨준다. 길을 걷다보면 왕릉에서 볼 수 있는 붉은색의 홍살문이 제일 처음 나온다. 나쁜 액운을 물리쳐준다는 홍살문을 통과하면 ‘사육신 사당’과 ‘조망명소’ 표지판이 갈림길 위에 세워져 있다. 사육신 사당 표지판을 따라가면 두 명의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불이문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 사육신의 위패를 모셔둔 의절사에서 충절들의 충의를 기릴 수 있다.

사육신공원에는 사육신 묘를 찾아온 참배객 외에 간단한 운동과 산책을 즐기러 온 주민도 많다. 특히 공원 전망대는 63빌딩과 한강철교를 비롯해 도심 속에서 한강의 탁 트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세계불꽃축제가 있는 날이면 인기가 절정에 이른다. 미세먼지 없는 날에는 북한산까지 볼 수 있어 이만한 ‘뷰 포인트’도 없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다 보면 사육신의 가치와 정신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해설,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육신역사관이 있다. 1층 영상관에는 영화상영 프로그램인 사육신시네마, 교육체험실에는 수험생을 위한 공부방이 있고 2층 전시관에는 나만의 사모(조선시대 관복을 입을 때 쓰던 모자) 꾸미기를 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육신은 숙종, 정조 시대를 거쳐 비로소 역사적 의미가 드높여진 만큼 위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사육신공원은 1977~1978년 성역화 사업 이후 조성됐으며 이후 2010년대 초 리모델링 사업을 거쳐 사육신의 업적 등을 한데 모아 전시해 놓은 사육신역사관을 설립했다.

동작구는 민선 8기를 맞아 더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지역 명소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는 노량진역 일대를 여의도, 용산을 연결하는 수변복합거점으로 재편하는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구는 노량진역을 민자역사로 개발해 랜드마크로 만들고 옛 노량진수산시장 부지에 들어설 복합시설과 연계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량진역에 인접한 사육신공원도 수변복합거점의 한 축을 담당할 지역 명소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휴식 공간과 역사·문화 유산이 자유롭게 어우러져 있는 이곳. 봄에 꽃망울이 터진 뒤 만개하는 것처럼 사육신공원이 단순한 공원을 넘어 서울의 대표 역사·문화공간으로 다시 피어나길 기대한다.

최선영 동작구청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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