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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 깨는 도서관

영등포구 당산1동 ‘생각공장도서관’

등록 : 2023-03-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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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당산1동에 생각공장도서관이라는 재미난 도서관이 생겼다. 도서관은 지난 1월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며 기부체납 받은 영등포구 어울림센터 건물 1~3층에 자리잡았다. 연면적 817㎡ 규모다.

1층은 주제에 맞는 다양한 도서를 선별해 제안하는 ‘북 큐레이션’ 공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간 도서관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조용할 것이라는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한다. 눈을 들면 파란색 천장에는 ‘Emc²’과 같은 수학 공식부터 비커 등 과학 실험도구,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종이비행기와 우주선 등이 그려져 있다. 도서관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 주는 듯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뒤편에는 1층부터 2층 천장까지 닿은 커다란 책꽂이가 나온다. 마치 서울 코엑스 건물의 별마당 도서관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유리로 된 계단 난간에는 도서관에 바라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종이쪽지에 적혀 있다. “흔한 남매, 전천당 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독서대가 있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내용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은 일반도서와 과학도서 위주의 책들이 비치돼 있다. 열람석과 서고가 섞여 있으며, 흔히 생각하는 도서관의 열람석 같은 좌석은 테이블 2개에 의자 8개가 전부다. 창가를 따라 나란히 늘어선 소파는 성인 가슴 높이의 칸막이가 붙어 있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구석구석 배치된 의자와 소파는 나만의 공간으로 쓰기에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또한 문을 열고 나간 엘리베이터 앞에는 유명 커피점에서나 볼 법한 긴 테이블과 높은 의자들이 창가를 보며 줄지어 있다.

3층은 유아·아동도서와 영어 원서 자료실이다. 내부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꾸몄다. 알록달록한 벤치와 책장은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책장 뒤편에 벤치를 붙여 책을 고른 뒤 바로 앉아 볼 수 있도록 한 서가도 눈에 띈다. 한쪽에는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강의실과 사무실이 있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작은 야외 테라스가 나온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고, 주말은 오전 9시부터 5시까지이다.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문을 닫는다.


개관을 기념한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2월26일까지 ‘생각공장 탐험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여자가 도서관 각 층을 돌며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면서, 도서관 층별 배치 등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임무를 완수하면 탐험대 배지와 에코백을 받는다.

23일에는 3층 강의실에서 사서 선생님과 증강현실 도서를 체험하고 태양계 조명등을 만드는 ‘생각공장랩-보고 만지는 우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4일은 1층에서 중학교 영어 교사이자 작가인 신혜진 선생님과 함께 알아가는 ‘엄마표 영어의 비밀과 증강현실(AR) 원서 활용법’ 강의가 열렸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서관, 친구끼리 수다를 떨거나 할머니가 뜨개질하고 있어도 낯설지 않은 도서관…, 편한 복장과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쯤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엄대용 영등포구 홍보미디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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