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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버려진 창고의 의미 있는 변신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복합문화공간 ‘상생장’

등록 : 2017-06-0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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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종합시장 한가운데 20년 넘게 버려져 있던 창고에 청년들이 ‘상생장’을 열었다. 동대문구 제공
지난해 8월 청량리청과물도매시장, 청량리농수산물시장,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이 대규모로 모여 있는 청량리종합시장에 청년들이 터를 잡았다. 시장 한가운데 20년 넘게 버려져 있던 창고에 ‘상생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시장의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파는 먹거리 장터를 열었다.

상생장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 갈 수도 있는 공간이다. 푸드코트 형태라 수제 맥주, 치킨, 김밥, 떡볶이, 파스타, 만두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음식점 들머리에서 음식을 골라 주문하고, 나무 탁자가 있는 넓은 홀에 앉아 있으면 셰프들이 조리한 음식을 가져다준다. 생과일주스 카페 ‘즙’(ZEUP), 미국식 수제미트볼 ‘레인보우 서울’, 셰프가 만든 중국집 ‘경동철가방’, 조미료 0% 건강한 치킨 ‘안심치킨’ 등 청년 창업가들이 상생장에 자리를 잡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상생장은 단순히 먹거리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 그림이 걸리는 전시장, 사람들이 쉬고 노는 사랑방, 공연이나 벼룩시장이 열리는 이벤트장 등 다양한 몫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빈 창고를 개조한 2층짜리 벽돌 건물에 젊은 손님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가구, 벽화, 예술 작품, 스타일을 연출했다. 반려견도 데려갈 수 있다. 한층 더 올라가면 루프탑이 있어서 주변 경관을 볼 수도 있다.

복합문화먹거리장터를 운영하고 있는 나영규 상생장 대표는 “청량리종합시장은 식품 단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종합시장이다. 수산물이랑 청과물, 한약재 등을 파는 11개의 재래시장이 모여 있는데도 먹거리가 빈약하고, 먹거리 골목도 없어 상생장이 이슈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생장은 식자재를 시장 안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시장 상인과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상생장이란 말도 상생(相生)과 장터의 장(場)을 붙여 재래시장 속 먹거리 문화를 현대화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잘 살아간다는 뜻으로 만들었다. 나 대표는 “상생장이 손님을 빼앗아간다고 생각하는 상인들도 계신데, 젊은 사람들을 유입해 활기와 에너지가 생겨야 재래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 문제 속에서 상생장은 청년 창업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홍대처럼 전통시장의 메카이자 청년 창업의 본보기 구실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상철 동대문구청 언론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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