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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민화가’ 호퍼가 사랑한 자연의 정취와 여행길 풍경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8월20일)

등록 : 2023-05-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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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를 활용해 도시에 녹아든 고독함을 그려냈던 에드워드 호퍼의 회고전이 오는 8월까지 열린다. 드로잉·판화·유화·수채화 등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16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미국의 국민화가로도 불리는 에드워드 호퍼는 1882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산업화와 함께 자신의 고향이 화려한 대도시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지켜본 그는 <밤을 지새는 사람들>(Nighthawks)과 같은 도시 속 쓸쓸함을 다룬 작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번 전시에는 호퍼가 주목한 도시만큼이나 그가 사랑한 자연의 정취와 여행길의 풍경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제목 ‘길 위에서’(From City to Coast)를 봐서 알 수 있듯, 호퍼는 65년에 걸쳐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화폭에 담아냈다.

전시장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에드워드 호퍼’ 섹션에는 화가의 가장 사적인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자화상과 학생으로서 그린 습작품, 고향 집의 계단과 침실 그림 등을 통해 인간 에드워드 호퍼를 내밀하게 소개한다.

‘파리’ 섹션에서는 예술가의 꿈을 안고 당대 예술의 중심이었던 파리를 여행한 뒤 영향받은 작품을 소개한다. 당시 유행했던 인상주의 화풍과 호퍼 특유의 대범한 구도를 한 프레임에서 볼 수 있다.

‘뉴욕’ 섹션에서는 빛과 어둠, 자연과 문명의 병치 등 가장 호퍼스러우면서도 미국적인 그림이 소개된다. 도시의 화려한 면모보다 길모퉁이나 텅 빈 옥상 등 호퍼가 주목한 뉴욕의 구석구석을 알 수 있다. 삽화가로 생계를 이어가던 당시 남긴 에칭(판화의 한 기법) 작품들도 섹션의 한 축을 담당한다.

‘길 위에서’, ‘뉴잉글랜드’, ‘케이프 코드’ 섹션에서는 광활한 바다와 목가적인 풍경화를 통해 여행, 특히 뉴잉글랜드 지역을 향한 화가의 애정을 가늠해볼 수 있다. 스튜디오를 마련해 매년 여름을 지낼 정도로 뉴잉글랜드를 사랑했던 호퍼는 <오전 7시> <이층에 내리는 햇빛> 등 유명 작품을 이곳에서 남기기도 했다.


호퍼의 화업에서 빠질 수 없는 조력자인 아내는 ‘조세핀 호퍼’와 ‘호퍼의 삶과 업’ 섹션에서 깊이 다룬다. 동료 화가이자 매니저, 모델이자 아내인 조세핀 호퍼가 남긴 사료를 통해 호퍼의 일상을 엿본다.

장소: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시간: 화~일 오전 10시~저녁 8시 관람료: 일반 1만7천원, 청소년 1만5천원, 어린이 1만2천원 문의: 02-2124-8800

연재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주임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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