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감축에 2025년까지 1조2855억원 투자”

서울 쏙 ESG ③ 서울시, 탄소중립도시를 향한 5개년 계획 통해 ‘20% 감축’ 목표 세워

등록 : 2021-05-20 16:43 수정 : 2021-05-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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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G 정상회의 개최 기념해 20일 발표

서울 온실가스 중 ‘건물이 69% 배출’

신축 때 ‘제로에너지빌딩’ 달성 지원


에너지효율등급, 2031년부터 의무화

건물에너지효율 융자 금리 0%로 낮춰

“2050년 탄소배출 100% 감축이 목표”

사진 이응신 명지대 IT&제로에너지건축센터 교수 제공


탄소중립도시를 향해 서울시가 큰 걸음을 떼고 있다. 특히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서울시는 2025년까지 1조2855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계획은 오는 30~31일 서울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사전행사로 20일 열린 ‘서울-암스테르담 2050 탄소중립 제로에너지빌딩 웨비나’에서 발표됐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건물 부문 온실가스를 5년 동안 20% 감축할 계획이다.

건물 부문에 큰 투자가 결정된 이유는 서울시 온실가스의 최대 배출원이 건물이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으로 서울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4707만여tCO₂eq(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단위) 중 68.8%가 건물에서 나왔다. 수송(19.2%), 폐기물(6.1%), 산업공정(3.3%) 등 다른 부문을 합한 것보다도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1,893억원, 내년 2,948억원의 재정을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신축 건물 투자 규모가 크다. 올해 1,290억원등 재정의 68%가 투입된다.

기존 건물의 온실가스 감축에는 올해 526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해마다 1100억~1400억원대 예산이 배정될 예정이다. 온실가스 총량제, 효율등급 인증 등 평가 분야에는 올해 80억원이 투입되지만 내년 이후엔 200억~213억원으로 투자 규모가 늘어난다.

투자된 재정은 서울 시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 관리를 강화하는 데 쓰인다. 노후 공공건물엔 그린리모델링, 민간건물엔 에너지 효율화가 진행된다. 건물을 새로 지을 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단계적으로 ‘제로에너지빌딩’(ZEB) 수준을 달성하도록 지원한다.

신축 빌딩의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는 정부보다 1~2년 앞당겨졌다. 서울에 있는 500㎡ 이상 공공건물은 올해부터 적용 대상이 됐다. 주거 1천 가구 이상, 비주거 10만㎡ 이상 민간건물은 2023년부터 조기 의무화된다.

제로에너지빌딩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더욱 강화된다. 서울시는 높이·용적률 등 건축 제한 완화 비율을 현행 11~15%에서 16~20%로 더 늘려주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취득세 감면 비율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현재 시범실시 중인 에너지효율등급은 2031년부터 모든 건축물에 의무화된다. 또 최저기준 이하 건물에는 부동산 거래 제한 조치가 도입된다. 2024년까지 공공건물과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의무화되는 이 등급은 2025년부터는 1천㎡ 이상 민간건물, 2030년부터는 500㎡ 이상 민간건물로 확대된다.

건물에너지효율화(BRP) 융자 금리는 지난해 0.9%에서 올해 0%로 더욱 낮아졌다. 은행 수수료까지 서울시가 지원해주는 덕분이다. 또 건물에너지효율화로 에너지효율등급을 1등급 이상 받으면 올해부터 자재비를 최대 6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전기·수소차 확대 지원 등 기존의 수송, 에너지, 폐기물, 숲 정책 방향은 유지·확대된다.

서울시 탄소중립정책은 그동안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2018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760만tCO₂eq로, 2005년 대비 29.7% 느는 동안 서울시 배출량은 4.8%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지역총생산(GRDP)은 220조원에서 397조원으로 80% 이상 늘었다. 경제활동을 늘리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정수용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40%, 2040년 70% 감축하고 2050년엔 100%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탄소중립도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도시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배출된 탄소를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도시, 제로에너지도시를 뜻한다. 서울뿐 아니라 지구상 모든 거대 도시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야 하는 미래이기도 하다.

서울시 온실가스 부문별 배출량

이경숙 객원기자/과학스토리텔러

“에너지효율 낮은 건물 부동산 거래 제한 계획”

서울시 탄소중립도시 계획 실행되면

ESG 관점 투자자에 새 기회 제공

서울시의 탄소중립도시 계획은 경제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먼저, 서울 부동산 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에너지효율등급이 낮은 건물의 부동산 거래를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하려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2022년부터 연면적 500㎡ 이상 모든 건물의 부동산 거래 때 에너지평가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 등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관점의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연다.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이 강력한 선진국에선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뿐 아니라 ESG 리츠(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신개념 대체투자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 ESG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삼성증권의 ‘ESG, 자본시장의 뉴노멀’ 보고서는 미국에서 ESG 전략을 사용하는 부동산 운용사는 2010년 30개사에서 2018년 108개사로 세 배 이상 늘었다고 전한다. 같은 기간 ESG 리츠 규모는 244억달러에서 2274억달러로 열 배 가까이 급증했다.

선진국에서 건축물의 친환경성은 수익성과 직접 연결된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건물에 보조금 등 혜택을 주면 그 건물에 투자한 리츠의 배당 지급 여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환경 전략을 적용하기 용이한 대체투자 분야에서 ESG 지표 활용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 분야는 ESG 중 환경 측면에서 다른 자산군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ESG는 지속가능성 경영보고서나 공시 등 기업 보고에 의존하는데다 기업 간 비교가 어려워 정량화가 쉽지 않다. 반면 부동산 분야에는 글로벌 부동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GRESB), 각국 정부의 그린빌딩 인증 등 다양한 비교지표가 있어 정량화가 쉽다.

환경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장이 서울에서도 커질까? 그러려면 기술뿐 아니라 자금이 모여야 한다. 탄소중립에는 혁신적인 기술과 그것을 실행할 사업체뿐 아니라 긴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서울시가 지원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의 경우, 업계에선 투자금 회수 기간을 20여 년으로 셈한다.

이 때문에 해외 도시들은 금융기관과 손잡는다. 미국 뉴욕시는 2018년 미국지속가능금융연합(U.S Alliance for Sustainable Finance)을 출범시켜 미국 전역 자본시장에서 기후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금융을 촉진하는 동시에 금융 허브로서 뉴욕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대웅 에코앤파트너스이도씨 대표는 “서울시에 더 많은 녹색 프로젝트, 녹색 기술, 녹색 투자 정보가 모여야 하고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녹색채권, 녹색펀드, 녹색여신 등 다양한 녹색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더 많이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숙 객원기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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