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손그림 엽서로 ‘한글을 아름답게 연주하다

‘제7회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 1천여점 한글날 청계광장 전시

등록 : 2019-10-04 12:35 수정 : 2019-10-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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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사랑 널리 알리기 위한 공모전

기발한 아이디어 작품 2500여점 출품

“한글에 대한 자긍심 담겨 있어” 평가

청계광장에선 다양한 체험 행사 열려



올해도 한글날인 10월9일 청계광장에서는 ‘한글날 예쁜 엽서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제7회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주최 한겨레신문사, 후원 서울시)에서 대상 등을 받은 수상작 32점을 포함해 모두 1천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은 2013년 한글날이 다시 국경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첫발을 뗐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진행되어왔던 공모전은 이번에는 ‘한글을 아름답게 연주하다'를 취지로 삼았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손으로 만든 엽서만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가족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엽서’라는 매체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글 사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글의 시각화’를 결합한 공모전이다.


‘한글, 우리나라, 우리 겨레’라는 주제어로 진행한 올해 공모전에는 모두 2532점이 출품됐다. 초등부가 1020점으로 가장 많았고, 중·고등부가 931점, 일반부가 581점으로 뒤를 이었다. 모든 출품작은 출품자들이 손수 작품 원본을 우편으로 보낸 것들이다.

일반부 대상(강민주·협성대학교)

일반부 장려상(정소연·세종시 거주 시민)

올해 일반부 대상은 협성대학교 재학생인 강민주씨가 차지했다. 강씨는 태극기를 주요한 모티프로 삼아 한글과 우리나라, 우리 겨레라는 주제를 모두 소화해냈다. 소재로 삼은 태극기 자체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데다 태극기의 태극문양을 우리 민족의 춤사위로, 건곤감리의 4괘를 훈민정음으로 녹여낸 것이다. 강씨는 “이렇게 뜻깊은 주제로 큰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부족한 작품을 대상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앞으로 한글의 시각화에 대해 좀더 연구해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중·고등부 대상(조소영·서울 덕원예술고)

중·고등부 최우수상(신서윤·대구 강북중학교)

중·고등부에서는 덕원예술고 3학년 조소영양의 작품이 대상을 차지했다. ‘한글’ 글자에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이 점차 보급되어 백성들이 스스로 글을 읽고 적을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개의 엽서에 한글 확산 스토리를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초등부 대상(최린비·인천 논현초등학교)

초등부 우수상(우예지·연화초등학교)

초등부에서는 인천 논현초등학교 4학년 최린비양이 대상을 받았다. 최양은 바르지 않은 한글 사용을 충치에 비유한 작품을 내놓았다. 바르고 고운 말을 쓰자는 취지로 ‘나쁜 말’ 치아는 세종대왕이 직접 치료하는 모습을 담았다. 재밌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예쁜 엽서전’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외수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학장은 “모든 응모작이 한글에 대한 아름다움과 자긍심에 대한 감동과 진실을 담고 있었다”며 “특히 정성과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았고 내용도 다양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9일 오전 10시~오후 6시에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한글날 예쁜 엽서 전시회’에는 엽서 전시 외에도 13개 프로그램의 다양한 볼거리·체험거리가 관람객을 맞이하게 된다. 우선 광장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는 ‘세종을 알자’ ‘잊어버린 한글’ ‘잃어버린 한글’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세종을 알자’는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업적을 시험을 보면서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또 ‘잊어버린 한글’ 프로그램에서는 근대 초기 한글의 변천 과정을 가족 또는 단체로 팀을 이루어 빙고게임으로 겨루어본다. ‘잃어버린 한글’은 우리가 평소에 쓰고 있는 온라인 언어를 통해 우리 글을 얼마나 파괴하고 잃어버렸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청계광장에서는 이밖에도 ‘훈민정음 탁본 뜨기’ ‘한글 손수건 만들기’ ‘훈민정음 블럭 맞추기’ ‘우리말-북한말 알아보기’ ‘한글 타투 꾸미기’ ‘한글 캘리그라피 일일교실’ ‘한글 서예 일일교실’ ‘한글 예쁜 엽서 만들기’ ‘한글 얼굴/손톱 꾸미기’ ‘한글 위로 엽서 만들기’ 등 다양한 전시·체험행사가 상시 진행된다.

이 가운데 ‘훈민정음 탁본 뜨기’는 한글 창제 원리를 담은 <훈민정음>을 탁본으로 떠봄으로써, <훈민정음>을 실제 만져보고 읽어보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우리말-북한말 알아보기’는 오랜 세월 동안 분단으로 인해 뜻이 달라져버린 우리말-북한말 비교를 통해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한글 타투’ 프로그램은 공모전 수상 작품을 스티커로 제작한 뒤 분무기를 이용해 팔이나 손목에 꾸미는 체험을 하게 해주고, ‘한글 위로 엽서 만들기’ 프로그램은 이상현캘리그라피연구소 작가의 도움으로 가족, 친구, 연인 등에게 위로해주고 싶은 말을 담아 엽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그림 ‘예쁜 엽서 공모전 운영팀’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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