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서대문, 행안부 정보공개 평가 ‘전국 으뜸’

지난해 국장 이상 결재 문서 공개율 84%로 서울 자치구 1위

등록 : 2022-01-20 16:34

크게 작게

2019년 7월 서대문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정보공개 확대를 위한 공론장이 열렸다. 서대문구와 서대문 마을넷이 공동 주최하고 정보공개 확대 워킹그룹이 주관했다. 공론장 개최를 계기로 서대문구의 정보공개 제도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서대문구 제공

2019년부터 협치사업으로 이어와

공청회 열고, 워킹그룹은 모니터링

엑셀 파일 형식 공개, 주민 의견 반영

우수부서 격월 포상, 자체 교육 점검

“엑셀 파일로 내려받아 정리가 한결 수월해졌어요.”

서대문공동체라디오의 황호환 피디(PD)는 서대문구의 정보공개 개선을 몸소 느끼고 있다. 그는 구청의 복지, 성인지 등의 관련 예산 정보를 해마다 구청 누리집 정보공개 게시판에서 내려받아왔다. 이전에는 부서별 피디에프(PDF) 파일이라 전체를 확인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지난해부터는 간단한 엑셀 작업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구의회나 위원회 등의 회의록 공개도 빨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연말 행정안전부의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구는 4개(사전정보, 원문 공개, 청구 처리, 고객 관리) 분야 9개 지표 평가에서93점을 받아 전국 자치구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사전정보 분야에서는 29.7점으로 거의 만점(30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9년 9월 정보공개 활성화 워킹그룹 회의 모습.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 정보공개 활성화는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행안부 평가에서 2019년 보통, 2020년 우수로 단계적으로 향상됐고 올해는 드디어 최우수 기관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국장 이상 결재 문서 공개율은 74%에서 지난해 84%로 10%포인트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서울시의 정보공개 플랫폼 ‘서울정보소통광장’(opengov.seoul.go.kr)에는 현재 자치구 6곳이 국장 이상 결재 문서 공개율을 올려놓았다. 공개율이 지난해 6곳 평균은 34.8%인 데견줘 서대문구는 84%로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구의 정보공개 제도 발전 배경엔 민관 협치가 있었다. 정보공개 활성화가 협치 사업에 포함된 것이다. 2019년 7월 수요자 중심의 정보공개 확대를 위한 공론장이 열렸다.

주민과 공무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민관 협치를 통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구민이 필요로하는 정보가 공개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뜻을 모았다.

2020~2021년 정보공개 활성화 워킹그룹의 화상회의가 격월로 열렸다. 서대문구 제공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민간 위원 중심의 정보공개 활성화 워킹그룹을 운영했다. 워킹그룹에 참여한 8명의 협치 위원이 역할을 나눠 2020년, 2021년 두 해에 걸쳐 모니터링을 했다. 워킹그룹 리더인 김조은씨는 “(정보공개 활성화에 대해) 구청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해 효과적으로 진행됐다”며 “원문공개율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중간에서 최고로 올라가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용 주민들은 체감하는 변화로 대개 빠른 회의록 공개와 엑셀 파일 형식의 공개를 꼽는다. 각종 위원회의 회의 결과가 빠르면 2~3일, 대체로 7~10일 안에 공개된다. 관련 조례에 따르면 회의 일정은 개최 전 7일 이내, 회의록은 종료 뒤 30일 이내 공개하게 되어 있다. 규정보다 훨씬 빨리 공개하는셈이다.

공공기관의 공개문서는 대부분 PDF 파일 형식으로 제공되는 데 반해, 서대문구는 업무추진비 등 통계 자료를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엑셀 파일 형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왕지윤 서대문구 기획예산과 법무팀장은 “처음엔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주민의 정보 활용 편의를 높이는 게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해 기능 개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정보가 불법적으로 사용되지 않게 구청 누리집 행정정보공개 항목에 주의 문구를 조만간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개제도 활성화를 위해 구는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결재문서 공개율과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처리 기간 준수와 공개율을 격월로 교차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와 우수·부진 부서현황을 공문서로 전 부서에 통보한다.

결재 문서 공개율 관련해서는 종합적으로 평가해 포상도 한다. 최우수 1개 부서, 우수 3개 부서를 1년에 6번 포상한다. 전 부서 비공개 문서는 기준을 재검토하여 공개나 부분 공개로 바꿀 수 있으면 개선하도록 한다. 부진 부서는 자체 직원 교육을 하고 그 결과를 정보공개 담당 부서에 제출하도록 한다.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민관 모두 고민이 있다. 김조은씨는 “행정인력 부족과 예산 부족, 일부 공무원의 인식 부족 등으로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구가주민의 정보공개 요구에 비공개 및 부분 공개를 최소화하며 능동적으로 확대해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왕지윤 팀장은 “제도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과 민원인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려는 공무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으로 서대문구는 정보공개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처리기한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고, 비공개나 정보가 없다는 결정에 대해서는 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제시가 이뤄지도록 하려 한다. 사전 정보공표 내용은 주민에게 필요한 유용한 정보로 업데이트되도록 개선해나간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올해도 청구 처리 등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통해 더욱 적극적이고 신뢰할 수 있게 (정보공개 제도를)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