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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1775명 참여, 3주간 일상 실천
과대 포장재 반납, 다회용기 사용 등
“일상의 전환 꼭 실천하길” 서로 응원
평균 실천율 52%, 실천선언문도 써
서울시는 ‘2020 서울혁신주간’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도시 전환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해보는 시민실천 프로젝트 ‘내일을 위한 전환, 일상실천21’을 10월15일~11월4일 진행했다. 참여자들의 ‘한 줄 실천선언문’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의 빈도를 분석한 워드클라우드.
“고기 먹는 걸 억지로 참기보다는 환경에 좋은 게 나에게도 좋은 거라고 생각을 바꾸니 채식이 즐겁고 멋진 활동이 되었어요.”
26일 오후 ‘2020 서울혁신주간’(25~27일) 시민 참여 세션에서 헬스트레이너인 장창훈씨가 우수 사례자로 나와 영상통화로 이렇게 말했다. ‘서울혁신주간’은 팬데믹 시대의 해법으로 ‘도시 전환’을 제시하고 시민, 기업, 국내외 지방정부와 도시 전환 전문가가 모여 실행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장씨는 서울시가 지난 10월 진행한 ‘내일을 위한 전환, 일상실천21’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혁신주간 사전 프로그램인 이 프로젝트는 시민 참여 캠페인으로 기획됐다.
채식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창훈씨의 식단 모습.
도시 전환을 만들어가기 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생활실천을 해보는 프로젝트다.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8개 과제(과대 포장재 반납과 변화 요청 편지 기업에 보내기, 다회용기 사용, 채식, 환경 관련 기사 읽기와 정책 제안·독서, 코로나 시대 지속가능한 삶 디자인, 우리 동네 놀 수 있는 유휴 공유지 찾기 등)를 정했다. 도시 전환을 위해 활동을 펼쳐온 ‘고기 없는 월요일’ ‘쓰담쓰담’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유엔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한국청년위원회’ 등 8곳의 단체가 함께했다.
일주일 만에 전국에서 1775명이 신청했다. 청년은 물론이고 중고생, 대학생 자녀와 부모가 같이 신청한 경우도 있고, 환경 동아리를 운영하는 고등학교 교사가 신청해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스마트폰 앱(챌린저스)을 통해 실천 과정을 사진으로 인증하는 방식으로 10월15일부터 11월4일까지 3주간 참여했다. 참여 기간 21일은 미국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의 ‘21법칙’(21일 동안만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을 따른 것이다.
참여 시민들은 3주 동안 1만1천여 번의 실천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었다. 400여 명은 1만3천여 끼의 채식 실천으로 탄소배출 4천여㎏을 줄였다. 700여 명은 다회용기 사용 실천으로 8천여 개의 일회용기를 줄였다. 22명은 기업과 환경부에 과대 포장을 없애달라고 건의하는 27통의 손편지를 보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쌓인 메일과 카톡 등의 불필요한 데이터를 지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도 했다. 환경 기사와 책을 읽고 일상을 바꿔갈 용기를 키운 이들도 있다.
실천율은 평균적으로 52% 정도였다. 오래된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천율은 꽤 높은 편이다.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참여자들이 고민과 해결 방안도 나누면서 함께 실천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참여자들이 함께 실천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효능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의 일상 실천이 내일을 위한 전환이 된다”며 “시민의 실천이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활동을 마친 뒤 참여자들은 한 줄 실천선언문을 썼다. 실천 과정에서 느끼고 변화한 일상의 내용과 앞으로 지속할 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 전환도시정책팀이 실천선언문을 구글폼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받아서 워드클라우드 분석을 해보니 선언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실천’이었다. 기후위기, 채식, 사용 줄이기, 관심, 환경 등도 많이 언급됐다.
서울혁신주간의 시민 참여 세션은 ‘시민들의 전환을 향한 집합적 목소리’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프로젝트 참여 단체 가운데 3곳의 대표가 실천 사례와 성과를 발표한 뒤 토크쇼가 이어졌다. 토크쇼 주제는 ‘일상을 바꾸는 용기모임’이다. 용기는 다회용품과 실천을 시작하는 모두가 용기를 내자는 중의적인 뜻을 담았다. 발표자인 3명의 대표도 토크쇼 패널로 함께했다.
토크쇼 패널 4명은 시민 실천 선언문 가운데 인상 깊었던 키워드를 뽑고 이야기를 나눴다. 쓰담쓰담의 허지현 대표는 “(환경 실천이) 다른 것을 위하는 것보다 나를 ‘위하여’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라고 했다. 고기없는월요일의 이현주 대표는 “채식으로도 얼마든지 ‘캠핑’을 할 수가 있다”며 채식 바베큐처럼 꼬치에 껴서 색색가지 채소를 구워먹는 ‘꿀팁’도 곁들였다. 프로젝트 참여 시민들과의 영상 인터뷰, ‘내돈내산 최애템’ 코너 등이 진행됐다. 패널들은 “마스크를 벗고 싶다면 전환을 실천하세요”라는 말로 토크쇼를 마무리했다.
정 혁신기획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환을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천을 제시했다”며 “시민의 참여를 끌어내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대 포장재를 반납하며 기업에 변화 요청 편지 보내기’ 프로젝트 참여자가 작성한 편지와 불필요한 포장재.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