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운상가 프로젝트’ 임대료 상승 조기 차단

등록 : 2016-03-3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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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끊어졌던 세운상가와 대림상가가 공중보행교로 이어진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지난 1월28일 낙후된 세운상가를 재생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해 2월 세운상가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한 뒤 1년여 만이다.

이번 사업은 기획 단계부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차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발표한 날 세운상가 소유자 대표, 상인 대표, 박원순 시장이 임대료 인상 자제에 동참을 약속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넓힌 결과 세운상가 상인의 약 80% 정도가 상생협약에 공감했다고 한다.

세운상가시장협의회 이상원 사무국장은 “상인, 건물주 모두 상생협약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세운상가가 사람이 많이 온다고 매출에 직결되는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유동인구 증가로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는 또한 “서울시와 협의체를 만들어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서울시의 지원 방향 등 실제 상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양병현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세운상가 주민들은 오랜 기다림으로 지쳐 있었다. 처음 사업 설명을 위해 찾았을 때는 불신만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분위기가 풀어졌다”며 “단순히 상생협약 체결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계속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낡은 시설과 쇠퇴하는 업종도 공감대 형성에 한몫했다. 이창구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 팀장은 “상가 주민들도 세운상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인프라 개선만으로는 상가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추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안정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이다.

박용태 기자 gangt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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