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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책·돌봄…“아이·어른 모두 행복”

서초구 ‘서리풀 문화광장’

등록 : 2023-05-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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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역 일대는 대법원, 대검찰청 등 주요 사법기관이 밀집한 법조타운이 형성돼 있다. 엄숙한 분위기가 풍기는 이곳에, 대법원 맞은편에 자리잡은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건물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바로 서리풀 문화광장이다. 서리풀은 서초의 옛 지명이다. 서초구는 수십 년간 방치됐던 자투리 공간을 기부받아 2018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서초역 4번 출구를 따라 나와 서리풀 문화광장에 들어서면 푸릇한 녹지와 형형색색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따스한 햇볕을 가려주는 서리풀 원두막 아래는 편히 쉴 수 있는 쉼터 공간이 보인다. 이곳에서 아이와 부모들은 한 잔의 차나 간단한 음식과 함께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긴다.

그 앞에 컨테이너 건물 세 개가 보인다. 주황색의 ‘서리풀 장난감수리센터·장난감 도서관’, 연두색의 ‘서초 그림책도서관’, 노란색의 ‘함께키움센터’다.

먼저 지난달 문을 연 장난감수리센터는 52㎡ 규모로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곳이다. 수리실, 장난감 진열대, 대기실 등으로 꾸며졌으며, 장난감 수리 전문가 1명이 상주한다.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기부받아 수리와 소독 뒤 필요한 가정에 나눔서비스도 한다. 이곳을 찾는 부모에겐 경제적 부담을 덜고, 아이들에게는 자원 재순환의 의미를 알려주며, 장난감 기부로 나눔도 교육하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다.

지난 16일 방문한 이곳은 뽀로로, 펭수, 타요 등 아픈 장난감들이 ‘입원’했다. 아픈 증상도 가지각색이다. 의사 선생님인 수리 전문가는 장난감을 살펴보며 고치기 시작한다. 환자인 ‘펭수’는 뚝딱뚝딱 수리를 마치자 새 생명을 찾았다. 펭수는 불빛이 들어오며 신나게 춤을 춘다. 친구 같은 장난감이 아이들 품으로 돌아가자 속상했을 아이 마음도 저절로 치료된다. 4월부터 이달 15일까지 200여 개의 장난감이 접수됐다.

장난감 수리를 맡긴 아이와 부모들은 같은 건물에 있는 장난감 도서관을 이용한다. 대여를 원하는 주민이 이용하도록 1200여 점의 장난감을 보유하고 있다.


연두색 컨테이너로 향하면 2018년 서울시 최초 그림책 특화 도서관인 ‘서초 그림책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아이 취향을 저격하는 공룡이 그려진 소파, 꼬마 텐트 등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빅북, 팝업북, 아트북 등 1만6천여 권이 비치됐고, 2층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소리놀이터도 있다. 이날은 예닐곱 살로 보이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신나게 책을 고른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책을 보며 시간가는 줄 모른다. 얼굴에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은 커다란 용 한 마리가 튀어나오는 팝업북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노란색 컨테이너인 ‘함께키움센터’는 보육 공간이다.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1층 시간제보육실과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2층 공동육아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서리풀 문화광장은 아이에겐 소중한 장난감을 만나는 기쁨과 독서의 재미를 주고, 어른에게는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는 곳이다. 6살을 맞은 서리풀 문화광장은 미래가 무궁무진한 나이다. 주민 사랑을 듬뿍 받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엄지척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

서윤미 서초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서초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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