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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 쓰레기 보며 다짐 “분리배출 꼭!”

용산구 견학 프로그램 ‘집 나간 쓰레기 여행’ 참여한 신용산초 6학년 학생들

등록 : 2023-05-25 16:00 수정 : 2023-05-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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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산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16일 용산구재활용선별장을 견학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재활용선별장과 자원회수시설 찾아

분리배출·자원순환과정도 직접 확인

아이들, ‘작은 실천의 중요성’ 인식 계기

“분리수거가 왜 필요한지 정말 알게 돼”

“여기가 어딜까요.”

용산구 청소행정과 공무원이 묻자 일제히 “쓰레기장이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담당 공무원이 “이곳은 단순한 쓰레기장이 아니고 재활용 쓰레기를 가져와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리하는 재활용선별장”이라고 설명했다.

16일 오전 9시20분, 신용산초등학교 6학년 학생 19명이 용산구 원효로4가에 있는 용산구재활용선별장에 모였다. 용산구가 기획한 견학 프로그램 ‘집 나간 쓰레기 여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이날 용산구재활용선별장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과정 견학,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학습, 투명 페트병 라벨 제거 실습을 한 뒤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쓰레기 소각 과정 등을 견학했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과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학생들이 재활용선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페트병, 플라스틱, 철캔, 알류미늄캔, 병류, 스티로폼, 종이류, 비닐 등 종류별로 분리된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모두 산처럼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를 보고 무척 놀란 표정이었다. 용산구재활용선별장으로 온 재활용 쓰레기 중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은 47%로 전체 절반이 채 안 된다. 그 나머지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장에서 태워진다.

학생들이 용산구재활용선별장 앞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실습을 했다.

재활용선별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온 학생들의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실습이 이어졌다.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 배출할 때 꼭 지켜야 할 기본수칙 네 가지다. 용기 안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이물질이나 음식물 등은 닦거나 헹군다. 라벨이나 테이프 등 다른 재질은 분리하고, 종류나 재질마다 따로 구분해 배출해야 한다. 이것만 제대로 지켜도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여러분들이 집에서 깨끗하게 분리배출을 해주는 만큼 이곳에서 훨씬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어요.” 용산구 청소행정과 직원이 왜 분리배출를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줬다.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재활용 원료다. 옷, 가방 등으로 재활용한다. 먼저 색깔 유무로 일반 페트병과 무색 페트병으로 분리한다. 그런 뒤 페트병 안에 나무 막대기 등 불순물이 들어 있는 경우 안을 깨끗하게 비운다. 비닐로 된 라벨이 잘 뜯어지지 않아도 재활용을 위해 페트병과 잘 분리해야 한다. 대부분 분리배출 네 가지 원칙을 그대로 실천하면 어렵지 않게 분리배출을 끝낼 수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플라스틱병에서 라벨을 떼어내고 공기를 뺀 뒤 찌그러뜨려 부피를 줄였다.

“어렵긴 한데, 와서 해보니 재밌어요.” 조민진양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면 손쉽게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수린양은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데도 나름대로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며 “집에서 라벨까지만 떼고 버리는데, 이제 부피도 줄여서 선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를 덜어드려야겠다”고 했다. 이준성군은 “앞으로도 계속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 배출하도록 노력해야겠다”며 “집에서부터 분리배출을 잘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을 방문한 학생들이 집게 크레인으로 쓰레기를 집어 올려 흩어놓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학생들은 용산구재활용선별장에서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로 이동했다. 2005년 지어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쓰레기 250t을 소각할 수 있는 소각로 3기가 있다. 마포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용산구, 중구, 종로구에서 들어온 쓰레기를 소각한다. 학생들은 1층에서 자원순환 과정을 알려주는 <분홍이의 자원순환 여행>을 시청한 뒤 집게 크레인 조종실로 이동했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아요.” 한 학생이 감탄하며 말했다. 쓰레기를 봉투째 소각로에 넣으면 잘 타지 않아 이곳에서는 미리 골고루 잘 흩어놓는 균질화 작업을 한다. 집게 크레인이 한 번 잡는 무게는 30t가량 된다. 높이 30m까지 쓰레기를 집어 올렸다가 공중에서 흩어놓는 작업이 계속 이어졌다. “우와~, 멋있다.” “저기 봐.” “처음 봤어.” 학생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다시 집게 크레인 조종실에서 나온 학생들은 이동하면서 마포자원회수시설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과 함께 온 담임 김유진 교사는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환경 변화가 심각할 텐데 아이들에게 쓰레기 분리배출 같은 작은 실천이 우리가 사는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견학을 마친 손지완군은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는 등 앞으로 쓰레기를 많이 줄일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노유진양은 “큰 집게 크레인이 쓰레기를 떨어뜨리는 게 신기했다”며 “앞으로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잘 구분해 분리배출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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