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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정책박람회를 2012년부터 해마다 축제처럼 열고 있다. ‘광장은 시장실’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장애아의 어머니 정유정 씨의 민원을 듣고 함께 온 아이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해주세요.” “대학생의 생계비를 낮추기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울시청과 서울혁신파크 일대, 시내 곳곳에서 열린 ‘2016 함께서울 정책박람회’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정책 제안과 의견이 쏟아졌다.
교통안전 위해 시민 아이디어를 더하다
정책박람회는 시민이 제안하는 정책을 수렴하고 사회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정책 축제다. 2012년 시작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정책박람회는 ‘더 많은 경청, 더 깊은 소통, 더 넓은 공유’를 주제로 열렸다. 정책 박람회는 1968년부터 열리는 스웨덴 ‘알메달렌 정치주간’을 참고해 만들었다. 알메달렌 정치주간은 고틀란드 섬의 해변 휴양지 비스뷔에서 정치인을 비롯해 시민단체, 일반 시민들까지 정책 과제와 의견, 새로운 의제를 자유롭게 발표하고 지지를 촉구하는 축제다.
“밤이나 비가 올 때 레이저를 활용한 메시지가 기존 신호등보다 시각적인 효과가 큽니다. 만약 아이디어가 현실화된다면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 학교에 제일 먼저 설치하고 싶어요.” 경기고등학교 1학년 김준구(16) 군의 교통안전 아이디어도 정책박람회에서 발표된 제안이다.
김 군이 제안한 ‘보도 압전소자 레이저 차단막’ 아이디어는 <한겨레>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2016 서울시민 교통안전 아이디어 공모전’ 예선을 통과한 아이디어다. 김 군의 아이디어는 참여한 180개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한 예심을 통과해 최종 15개 아이디어가 겨루는 최종발표회까지 올라갔지만, 본상을 받지는 못했다. 지난 7일 정책발표회의 한 행사로 시민청 워크숍룸에서 열린 최종발표회는 시민 80여 명도 함께 자리해, 발표되는 아이디어에 점수를 직접 매기며 의견을 제시했다.
`2016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연계 프로그램으로 열린 ‘2016 서울시민 교통안전 아이디어 공모전’ 최종발표회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경기고 1학년 김준구 군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교통안전팀을 신설하고, 시민 안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서울을 교통안전특별시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참여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칭찬했다.
공모전 대상은 시민끼리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하고자 아이디어를 낸 장재민(33) 씨의 ‘지하철 내부 공간 활용 방안’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문명훈(27) 씨의 ‘노란기둥 프로젝트’, 김선일(22) 씨의 ‘횡단보도 내 점자 블럭 패턴’, 우수상은 김기웅(34) 씨의 ‘횡단보도 보행신호 시간 증강기’, 강선명(31) 씨의 ‘경적 소리를 활용한 교통안전 포스터’에 돌아갔다.
정책박람회는 정책 관련 아이디어뿐 아니라 시민의 민원이 시장에게 바로 전달되는 통로 구실도 한다.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시민을 위해 맞춤형 보조기구 제작을 도와주세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광장은 시장실’에서 정유정(38) 씨가 한 자녀를 위한 보조기구를 구하기 어렵다며 한 하소연이다. 함께 참석한 이은숙(58) 씨는 두 달에 한 번 환우 모임을 하는데,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는 모임 장소 지원이 꼭 필요함을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 서울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정책박람회는 정책 관련 아이디어뿐 아니라 시민의 민원이 시장에게 바로 전달되는 통로 구실도 한다. “척수성근위축증을 앓는 시민을 위해 맞춤형 보조기구 제작을 도와주세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광장은 시장실’에서 정유정(38) 씨가 한 자녀를 위한 보조기구를 구하기 어렵다며 한 하소연이다. 함께 참석한 이은숙(58) 씨는 두 달에 한 번 환우 모임을 하는데,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는 모임 장소 지원이 꼭 필요함을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 서울시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시민청 지하 1층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팅커벨 프로젝트’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최숙경 씨.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필요한 정책을 직접 제안하는 정책박람회
서울광장과 시민청 지하 1층에는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부스가 설치됐다. “분양이 아닌 입양을 해야 합니다.” 작은 부스에 온갖 홍보자료를 비치한 최숙경(51) 씨는 시민들에게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팅커벨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올해 정책박람회는 시민들이 직접 홍보하는 정책부스와 ‘광장은 시장실’ 외에도 미세먼지와 여성 안전 등의 사회문제를 집중 토론하는 ‘서울 해결책방’, 시민이 직접 주제를 정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여기는 시민시장실’, 시민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서울 사람책방’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원외 정당인 노동당과 녹색당, 정의당이 서울시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원외정당 서울시당 위원장 간 토론회’도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돼, 소수정당들이 자신들의 정강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릴 기회도 마련했다.
행사 동안 5만여 명의 시민이 정책박람회를 찾아 다양한 정책 제안과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 기간에 시민들이 제안한 정책을 각 실국에서 검토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책박람회 외에도 시민들은 천만상상 오아시스(oasis.seoul.go.kr) 누리집에서 상시로 정책 제안과 의견을 낼 수 있다.
김정엽 기자 pkjy@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