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서울

“캠퍼스 밖을 넓히자”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 발전

등록 : 2016-09-22 15:46

크게 작게

대학 캠퍼스가 많은 서울시 자치구

서울은 대학특별시라고 할 만큼 대학들이 많다. 현재 43개의 4년제 대학이 서울시에 있는데, 이들 대학은 주로 해방 이후 설립되어 강북의 도심 주변 지역에 있다. 대학이 많기로 잘 알려진 지역은 신촌권이지만, 정작 대학의 수가 더 많은 곳은 동북권이다. 성북구에는 7개의 대학이 있고 노원구에 6개 대학이 있다. 그리고 서대문구에 6개 대학이 있고, 종로구에는 5개 대학이 있다.

서울은 25개의 자치구로 나뉘어 있는데, 4년제 대학 43개 중 24개가 성북, 노원, 서대문, 종로 4개 자치구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서울시에서는 이곳에 특별한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이다. 서울을 청년활력특별시라고 한다면, 성북과 노원 그리고 서대문과 종로를 캠퍼스타운특별구라고 하면 어떨까?

이제까지 대학은 캠퍼스 안의 시설 투자에만 신경을 써왔고, 지자체도 대학을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캠퍼스의 활력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기획이 부족했다. 대학은 캠퍼스 안의 개발에만 신경을 써오면서, 지역사회의 발전은 도외시한 채 대학만의 바벨탑을 쌓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발전 없이 대학만의 발전은 없다.

미국의 대학과 유럽의 대학 어느 곳이 담장을 치고 지역사회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던가? 하버드대학도 보스턴의 일부이고, 파리대학도 파리의 일부이고 훔볼트대학도 베를린의 일부이다. 대학 없이 도시가 발전할 수 없고, 도시 없이 대학이 발전할 수 없다. 대학 캠퍼스가 담장을 허물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지자체는 캠퍼스 주변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해 캠퍼스타운을 만들어낸다면 대학과 지역사회는 함께 활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가 고려대학교 앞 캠퍼스타운을 만들면서 이와 함께 고려대학이 ‘KU개척마을 파이빌’이라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은 인상적이다. 앞으로도 서울시와 대학들이 힘을 합쳐 대학 내외의 자투리 공간에 청년 일자리를 위한 창업 공간을 만들고, 이와 관련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 대학생의 주거 공간이 캠퍼스 안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로 확장될 수 있게 지자체가 도와주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복지사업에 대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이 앞장선다면 이것 또한 바람직한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캠퍼스 안에는 대학생들이 살 공간이 없는데, 캠퍼스 주변에는 빈집이 생겨나는 현재의 부조화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한 미래이다.

대학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 캠퍼스 내의 발전 전략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보인다. 지자체 안에 캠퍼스타운이 도심재생사업의 중요한 사업이 된다면, 대학 캠퍼스를 가진 자치구는 그 자체로 축복일 것이다. 대학과 도시가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협력할 때 도시도 대학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일단 총장부터 나서서 닫힌 캠퍼스의 문을 열고, 나아가 대학과 도시가 함께 지역사회의 미래를 고민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떨까? 시장과 구청장 그리고 총장이 캠퍼스타운을 만드는 일에 함께 머리를 모아 볼 일이다.


글 이창현 국민대 교수, 전 서울연구원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