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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카페 같은 동물보호소

강동 리본센터

등록 : 2018-04-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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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가 지난해 11월 도심 속 열린 카페 형태로 마련한 유기견 보호소, 강동 리본센터. 강동구 제공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매일같이 200여 마리의 반려동물이 길거리로 내몰린다.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동물 입양을 독려하는 사회 분위기도 있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동물보호소를 일부러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유기견 입양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을 때, 강동 리본센터(강동구 양재대로81길 73)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강동구는 지난해 11월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고자 폐쇄적인 성격의 동물보호소를 도심 속 열린 카페 형태로 꾸미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초기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소음이나 악취 문제 탓에 동물보호소가 도시에서 기피시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6개월차로 접어든 리본센터는 현재 600건에 가까운 입양 상담을 기록했다. 80마리 유기견 중 38마리가 새 보금자리를 찾고, 18마리는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등 놀랄 만한 성과를 보였다.

리본센터는 주택가에 있어 겉보기엔 아기자기한 애견 카페 같다. 대부분 3개월에서 2살 미만의 몰티즈, 푸들처럼 다양하고 어린 품종견이 구조돼 새 가정에 입양될 때까지 이곳에서 생활한다. 관리사의 섬세한 손길 아래 말끔하게 단장하고 발랄하게 뛰노는 강아지들을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열악한 보호시설, 늙고 병든 유기견’이라는 선입견의 매듭이 스르르 풀리게 된다.

리본센터는 남녀노소는 물론,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에게 열려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하며 1층에는 20~25마리를 수용하는 유기견 쉼터와 놀이터, 카페가 있고, 2·3층에는 입양 상담실과 반려동물 교육장이 있다. 옥탑은 야외 놀이터로 한창 단장 중이다.

센터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연인, 친구, 노부부 등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붐빈다. 인근의 올림픽공원으로 나들이 온 가족에게 인기 만점이다. 1층 카페에 앉아 음료를 즐기며 동물관리사의 훈련을 받거나 해맑게 장난치는 강아지들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고 입양을 원하면 언제든 상담도 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입양 희망자가 20일 이상의 숙려기간에 반려동물 양육을 위한 기본교육을 이수해야 분양이 확정된다. 충동적인 입양을 방지하고 파양이나 재유기를 막기 위한 센터만의 분양 철칙이다.


리본센터는 동물복지를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장이 되기도 한다. 유기견과 함께 놀아주고 견사를 청소하는 자원봉사도 미리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어린아이에겐 작은 생명을 돌보는 생명 감수성을 기르는 효과적인 수업이 될 수 있다.

짖는 행위, 배변 장애 등 반려견의 문제행동으로 고민이 많은 견주라면 토요일마다 열리는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 프로그램 ‘강동서당개’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동물행동 전문가와 일대일 상담으로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진단하고 교정함으로써 행복한 반려생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자칫하면 이웃 갈등이나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 견주교육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반려동물 행동전문가’를 기르는 교육도 함께하고 있다.

센터 이름 리본(RE:BORN)은 ‘입양’으로 유기동물이 새롭게 태어날 뿐 아니라 ‘교육’으로 반려동물과 주인을 다시 묶어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사람에게 버려져 상처받은 동물이 따뜻한 사람의 손길로 다시 태어나는 이곳에서, 당신의 새로운 가족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은빈 강동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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