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통증도 사람마다 달리 느낀다

운동은 투자다 l 덜 아픈 사람들이 몸을 다루는 방식

등록 : 2026-02-0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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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흔히 겪는 어깨 통증. 같은 통증을 겪더라도 원인 진단과 회복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일상을 살아도 유독 덜 아픈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특별히 운동을 많이 하지도, 남다른 체력을 타고나지도 않았다. 오히려 운동량만 보면 평균적이거나 적은 편인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이들은 큰 통증 없이 일상을 유지한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현장에서 보면 답은 분명하다. 덜 아픈 사람들은 몸을 ‘느낌’이 아니라 ‘반응’으로 해석한다. 통증이 생겼을 때 의지나 근력 부족으로 단정하지 않고 몸이 어떤 순서로 무너지고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허리 통증을 예로 들어보자.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운동 경험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 둘 다 허리가 불편해졌고 운동도 꾸준히 해왔다. 한 사람은 허리 통증을 ‘근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로 해석한다. 그래서 스 횟수와 데드리프트 중량을 늘린다. 통증이 있어도 ‘강해지는 과정'이라며 참고 반복한다.

반면 다른 사람은 통증이 나타나는 상황부터 정리한다. 아침보다 저녁에 심한지, 장시간 앉은 뒤에만 나타나는지, 특정 각도에서만 불편한지를 살핀다. 그리고 운동을 더 하기보다 앉아 있는 시간과 움직임의 흐름부터 조정한다. 몇 주 뒤 결과는 분명하게 갈린다. 전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편함이 남지만, 후자의 통증은 줄어든다.

이 차이는 우연이 아니다. 덜 아픈 사람은 통증을 결과로 본다. 문제는 늘 그 이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픈 부위를 직접 자극하기보다 그 부위가 왜 과하게 쓰였는지를 먼저 찾는다.

회복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덜 아픈 사람들은 컨디션이 떨어진 날을 실패로 해석하지 않는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몸이 무거운 날에는 운동을 ‘해야 할 일’에서 ‘조정할 대상’으로 바꾼다. 강도를 낮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다.


반대로 늘 불편한 사람들은 회복이 필요한 날일수록 운동으로 만회하려 한다. 쉬는 것을 나약함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이 작은 선택의 차이가 몇 달, 몇 년 뒤 전혀 다른 몸 상태로 이어진다.

관절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어깨 근육이 약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덜 아픈 사람은 통증이 있는 부위보다 움직임의 경로를 먼저 본다. 팔이 올라가는 각도, 견갑골이 함께 움직이는지, 목과 등 상부가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지 살핀다. 그래서 통증이 있는 어깨를 더 단련하기보다 움직임이 막힌 지점을 먼저 풀어낸다. 통증은 사라지고 어깨는 다시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한다.

이런 차이는 운동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다. 덜 아픈 사람은 몸을 시험하지 않는다. 한계를 확인하려 하지 않고 회복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사용한다. 운동으로 몸을 증명하려 하지 않고 몸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크게 벌어진다. 처음에는 비슷해 보이던 두 사람이 몇 년 뒤 전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한쪽은 통증을 기준으로 병원을 찾고, 다른 한쪽은 불편함이 생기기 전에 조정한다. 결국 덜 아픈 사람은 몸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운용해야 할 자산으로 다룬다.

운동을 투자로 본다는 것은 더 많이, 더 세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몸의 반응을 읽고, 과한 지점을 줄이고 필요한 움직임만 남기는 일이다. 그 기준의 차이가 서울에서 살아가는 몸의 미래를 가른다. 다음 회차에서는 덜 아픈 사람들이 공통으로 피하는 도시 속 습관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몸을 망가뜨리는 선택은 대부분 아주 일상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leo980715@naver.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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