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이벤트가 서울에 쏟아진다

‘기억-환희-미래’ 3개 주제 18개 대규모 이벤트 광복절 전후 개최

등록 : 2025-07-3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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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과 독립유공자 후손 80명이 함께 만든 ‘서명문 태극기’를 지난 16일 제작해 건물 정면 오른쪽에 내걸었다. 왼쪽은 1946년 제작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독립기념관 소장)다.

서울 출신 독립운동가 500명 발굴
공연, 전시회, 마라톤 등 행사 다채
일부 시내버스·리무진 태극기 래핑

서울시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 80년, 서울의 기억’을 주제로 시민과 함께 공감하고 만들어가는 대규모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기념사업은 8월15일 전후 △과거의 희생을 되새기는 ‘기억’ △전 세대가 즐기는 ‘환희’ △연대와 희망을 나누는 ‘미래’ 등 세 가지 주제 모두 18개 이벤트로 다채롭게 구성된다.

기억-독립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교훈 계승

우선, ‘기억’을 위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독립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교훈을 계승하는 이벤트 5개가 준비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 출신 독립유공자 발굴사업이다.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나 적절한 예우를 받지 못했던 서울 출신 독립운동가 500명을 발굴한다. 그동안 발굴한 미서훈 독립운동가에 대해 8월 중 1차적으로 국가보훈부에 서훈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어 국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사업도 진행된다.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후손 11가족 20명을 8월12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서울로 초청한다.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서대문형무소 등 독립운동 사적지를 방문하고 광복 80주년 서울시 경축식 등에 참석 예정이다. 또한 대중교통 광복노선도 운영된다. 시민들이 광복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도록 서울 주요 역사유적지를 지나는 시내버스(101번, 400번 등) 37대, 리무진 공항버스 3대, 그리고 시범 운행하는 한강버스 외부를 태극기로 래핑해 8월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전역을 운행한다.


시민들이 독립운동 유적지를 직접 찾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도 진행한다. 8월부터 10월까지 초등학생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항일독립운동 유적 답사를 진행한다. 7~8월 두 달 동안 ‘광복80주년기념사업 시민위원회’ 40명이 독립유적지와 광복 이후 서울의 발전상을 체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 홍보 사진과 쇼츠 등을 제작·공개하는 ‘광복순례단’도 활동한다.

환희-기쁨 가득한 광복의 역사적 순간 재현

‘환희’ 주제를 담아 광복의 역사적인 순간을 서울 전역에서 느낄 수 있는 7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광복 80주년 기념 타종행사가 8월15일 광복절 당일 보신각에서 열린다. 8월9일부터 16일까지 서울광장에서는 광화문, 서울시청, 남대문, 청계천 등 주요 지역을 ‘렌티큘라 기법’(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는 인쇄 기법)을 활용해 광복 이후 변화된 서울의 과거, 현재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이상룡 선생의 독립투쟁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와 지난 80년 간의 광복절 기념식 자료 등을 관람할 수 있는 특별전이 8월5일부터 개최된다. 또한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독립유공자와 서울시민 80명의 서명을 담은 대형 태극기를 박물관 외벽에 게시한다. 8월까지 태극기 코스프레 등 광복의 의미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시민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환희에 찬 광복 분위기 조성을 위해 광복절 당일 한국해비타트와 함께하는 기부 마라톤 행사도 준비된다.

미래–새로운 미래로 도약 계기 마련

‘미래’를 주제로 광복의 의미를 후대에 전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6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광복절 당일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경축식이 열린다. 국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이야기가 인공지능(AI) 제작 영상으로 소개되고, 유명 아티스트 축하공연도 한다.

8월16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독립’을 주제로 한 뮤지컬 ‘영웅’과 ‘레미제라블’의 주연배우들이 참여하는 갈라 음악회도 시민들을 찾아간다. 8월9일부터 8월16일까지 서울도서관 앞에는 80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압도적 크기의 대형 상징물 태극기 언덕이 조성된다.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도 가로세로 19×8.5m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해 태극기의 의미와 감동을 전한다.

광복 이후 최초로 우리 기술로 만들고 우리말 이름을 붙인 열차 ‘해방자호’와 가장 최신 열차인 ‘케이티엑스(KTX)청룡’ 모형을 동시에 선보이는 광복열차 전시도 있다. 열차 내부는 역사 전시관으로 꾸민다.

이와 함께 노들섬에서는 서울문화재단 주최로 대형 태극기 설치미술 전시, 태극기와 함께한 근현대사 사진전, 여성독립운동가 초상화 전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태극기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전달하는 ‘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 행사가 개최된다. 이밖에도 독립 열사들의 모습을 AI로 복원해 스토리를 입힌 영상물을 제작해 8월 중 서울시 소셜미디어와 미디어보드 등을 통해 선보인다. 광복 80주년 관련 기념행사는 공식 누리집(gwangbok80-seoul.pages.dev)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광복 80주년은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고 그 희생을 기리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나누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서울시는 이번 기념사업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재조명하고 시민들이 광복의 의미를 함께 나누며 광복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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