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주민 일상이 문화 되고, 지역 살려낼 힘이 되길…”

금천문화재단 ‘문화일꾼’ 홍지형 주임의 새해 다짐…“올해도 지역 문화의 힘을 믿어요”

등록 : 2024-01-11 15:40 수정 : 2024-01-11 17:20

크게 작게

금천아트바캉스. 썬큰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중 공연 ‘도깨비날다’. 배경훈 제공

지역만의 문화가 ‘도시 경쟁력’인 시대

지난해 사‘ 계절축제’로 문화=일상 추구

금천의 자연·역사 특색 살린 축제 인기

“올해, 1인가구 주목하며 주민 찾아갈 것”

지역만의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인 시대다.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쌓아온 이야기,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예술행사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시대다.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는 지역주민이 지역에 살게 하는 자부심이자 사람들을 지역으로 모이게 하는 힘”이라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말처럼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는 사람과 마음을 모으는 원동력이 된다.

금천문화재단 역시 지역의 문화를 활성화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천문화재단은 올해도 오는 2월에 선보이는 전시회 ‘백 개의 주머니로 만든 하루’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시와 공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계절 내내 구민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첫선을 보인 ‘금천사계절축제’를 되짚어본다. 서울의 서남부에 위치한 금천구는 안양천변의 봄꽃, 장미원 등 빼어난 수변 경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재단에서 운영 중인 금나래아트홀을 비롯해 구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있다. 지역의 역사문화는 어떤가. 구로공단부터 시작해 현재의 지(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금천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성장을 함께한 곳이 존재하고 있다. 금천문화재단은 이러한 지역자원을 엮어 1년 내내 즐길 수 있는 금천형 축제로 선보였다.

봄축제: 금천하모니축제. 구청 앞 광장에서 펼쳐진 탈춤 한마당에 연희자와 시민이 어울려 춤추고 있다. 금천문화재단

봄에는 주민의 일상 공간을 예술로 채우는 ‘금천하모니축제’(5월)를 개최했다. 안양천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길을 시작으로 온 동네가 거대 봄꽃광장으로 변했다. 금천구청 앞 광장은 다양한 예술가와 함께하는 ‘거리예술’ 공연이 선보였다. 이어 온 구민이 어우러져 함께 춤추는 탈춤 한마당으로 일면식이 없던 200여 명의 주민이 서로 손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름에는 공연예술로 휴가를 대신하는 ‘금천아트바캉스’(7월)를 선보였다. ‘금천에서 예술과 함께 즐기는 휴가’라는 의미를 담았다. 장거리 휴가 대신 일상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구민을 위해 기획한 축제였다. 축제는 서울 서남권의 대표 중극장인 금나래아트홀과 청소년 뮤지컬 교육공간인 금천뮤지컬센터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축제 기간은 5일이었는데 뮤지컬과 음악회, 전시 등을 구민에게 무료로 선보였다. 또한 야외에서는 공중공연과 영화 상영,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장 등을 운영해 구민 누구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름축제: 금천아트바캉스. 야외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배경훈 제공

가을에는 관내 도서관, 서점과 함께하는 ‘금천구 도서관 북 페스티벌’(9월)을 펼쳤다. 금천구는 책 읽는 공동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출범한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 회장 도시이기도 할 만큼 동네 전체가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 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재단에서 운영하는 4개의 구립도서관과 11개의 작은도서관 역시 이러한 독서문화 열기에 발맞춰 책 축제를 개최했다.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 체험, 독서 유형 진단, 야외 서가를 조성하고 축제 기간 내 야외 공연을 함께 선보여 주민의 호응을 얻었다.

겨울에는 영화와 지역 특화 산업을 엮은 ‘금천패션영화제’(11월)가 열렸다.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하게 ‘패션’을 주제로 한 영화제다. 의류·봉제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금천구의 역사를 잊지 않고 이를 문화콘텐츠인 ‘영화’와 엮어 축제로 환원했다. 구로공단 시절인 1969년에 지어진 의류공장을 영화제 기간에 맞춰 주민에게 최초로 개방했고 이곳에서 영화제의 개·폐막식을 진행했다. 패션, 의류를 소재로 한 영화를 비롯해 공식 초청작 등 69편을 기간 내 무료로 상영했다. 금천구민을 비롯해 행사장을 찾은 서울시민 모두 ‘패션’이라는 주제 아래 영화 상영과 패션쇼, 특별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었다.

가을축제: 금천구 도서관 북 페스티벌. 축제에 참여한 금천구 어린이들. 금천문화재단

2024년에도 구민의 일상에서 365일 문화예술이 흐르길 바라는 금천문화재단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기존 구민을 위한 축제 외에도 새롭게 구민이 된 1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전시를 준비 중이다.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네 번째로 1인가구가 많은데 금천구 가산동 일대의 지(G)밸리에 약 1만 개 기업이 있어 10만여 명에 이르는 직장인이 종사하고 있다. 기업 수도 많거니와 특히 전자기술 업종이 많다보니 청년 직장인 중 다수는 출퇴근 편의를 위해 1인가구 형태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금천구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 중 이처럼 새롭게 금천구민이 돼 지역의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한 이들을 위한 전시를 준비 중이다.

금나래갤러리에서 오는 2월에 선보이는 ‘백 개의 주머니로 만든 하루’는 금천문화재단에서 올해 가장 먼저 선보이는 전시이자 1인가구를 위한 특별전시이다.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로 1인가구 저마다의 삶을 ‘하루’에 빗대어 표현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세계에서 현대인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의 문화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공통적으로 ‘하루’라는 시공간적 단위에서 혼자인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예술 작품으로 전시한다. 작품을 감상하며 다수의 금천구민이기도 한 1인가구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마련했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축제, 공연, 문화예술 행사, 각종 교육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올 한 해도 금천구민을 찾아갈 예정이다.

겨울축제: 금천패션영화제. 영화제를 찾은 이들이 영화 의상을 입고 행사에 참여한 모습. 금천문화재단

2024년 역시 금천문화재단의 바람은 하나다. 주민이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행복해지는 것. 구민의 일상에서 365일 문화가 공존하길 바라는 것. 그렇기에 올해도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하는 문화예술 행사를 준비하고 금천의 자원을 문화로 환원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일상이 문화가 되면 도시가 예술이 된다. 문화예술이 흐르는 지역은 힘이 있다. 도시를 생동감 있게 변화시키는 힘, 지역 주민이 살아낼 힘, 외부인이 지역을 궁금해하고 모이게 하는 힘. 금천문화재단과 함께 금천구민의 일상이 문화로 채워지고 도시가 예술로 변화하는 2024년을 기대해본다.

홍지형 금천문화재단 정책실 주임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