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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극장협회는 지난해 10월 ‘2016 대학로 소극장축제‘를 열었다. 축제 무대에 오른 한 공연단의 모습. 한국소극장협회 제공
서울 대학로는 흔히 ‘연극의 메카’라고 한다. 소극장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곳도 임대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극장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난국을 피해 가기 어려웠다. 최윤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3~4년 사이에 공연장 임대료가 많게는 30%쯤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타격을 입은 대학로의 소극장 살리기에 나선다. 서울시는 종로구 이화동, 동숭동, 혜화동 등 대학로의 소극장 10곳 안팎을 ‘서울형 창작극장'으로 지정해 2월부터 연말까지 11개월 동안 임차료를 100%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형 창작극장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됐으며, 지난해엔 지원 대상 소극장에 최대 5000만원까지 임차료를 대줬다.
서울시가 지원하려는 소극장은 객석 규모 300석 이하의 곳으로, 현재 ‘대학로 문화지구’에 140여 개의 소극장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는 소극장들의 응모를 받아 심사를 한 뒤 오는 31일 지원 대상 극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지원에는 조건이 있다. 지원을 받은 소극장은 순수예술 공연단체에 50% 이상 할인된 대관료로 공연장을 빌려줘야 한다. 임차료를 지원받으면 연중 3~22주 동안 자체 공연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순수예술 공연단체에 기존보다 50% 이상 싸게 빌려주면 된다.
장화영 서울시 문화예술과장은 “상업 공연보다 순수예술 작품을 위주로 무대에 올리며 대학로의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소극장들이 대상”이라며 “개성 있는 소극장들이 임대료 걱정 없이 창작 활동과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학로 공연계는 서울시의 지원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워하기도 한다. 최윤우 사무국장은 “지난해보다 예산 규모가 줄어 지원받는 소극장 수가 줄어들게 된 것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