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인스턴트 명상’

<성공을 쟁취하는 파워 실전 명상>

등록 : 2022-10-06 16:07 수정 : 2022-10-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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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도피하는 명상이 아니라 현실을 관통하는 명상.’

국내 최다인 6개의 박사 학위 소지자인 자현 스님이 <성공을 쟁취하는 파워 실전 명상>(불광출판사)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명상이 인기를 얻으면서 명상에 대한 헛된 관념이나 신비주의 또한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자현 스님은 그래서 “현실에서는 무기력하게 손발만 허우적거리면서, 일단 눈을 감고 나면 내면에서 화려한 비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명상”을 ‘쓰레기’라고 일갈한다. 자현 스님은 올바른 명상은 “현실을 관통해서 승리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하고,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절대적 자존감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말해 “현실을 관통하는 명상은 우리의 마음에 자존감과 평정심을 고속충전시켜 주는 것”이다.

명상에 대한 이런 능동적이고 실천적인 의미 부여가 책 제목 속에 ‘성공 쟁취’라는 말로 표현됐다. 그래서인지 정적인 이미지의 ‘명상’과 동적인 이미지인 ‘쟁취’라는 말이 묘하게도 ‘협화’를 이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을 쟁취하는 명상’이 될까? 자현 스님의 명상법이 요구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조신(調身), 조식(調息), 조심(調心)이라는 3단계 과정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한다.

조신은 몸을 편안히 하는 것이다. 자현 스님은 일부러 어려운 자세를 취하려는 시도에 대해 “자신과 자신을 싸우게 만드는 내부 분열일 뿐”이라고 말한다. 조식은 조신으로 육체를 안정시킨 상태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호흡을 크고 길게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몇 번 반복하다가 명상이 시작되면 깊고 낮으며 가늘고 길게 숨 쉬면 된다. 마지막으로 조심은 조신과 조식을 통해서 얻게 되는 마음의 안정이다.

이 3단계도 간단하게 진행하면 된다. 준비는 일단 많이 자고 편안히 누우면 끝이다. 그 뒤 15분 정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볍게 눈을 감고, 두 눈썹 사이인 미간에 의식을 지그시 둔다. 마지막으로 호흡 길이에 맞춰 들이쉬면서 ‘현성법신’, 내쉬면서 ‘현법열반’을 되뇌면 된다. 이 말은 “지금 진리가 성취되니,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언제나 고요하다”라는 뜻이다.


간단하다. 마치 컵밥이나 인스턴트식품 같은 명상이다. 스님은 “번잡한 것은 가장 큰 죄악”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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