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사계절 품은 특별함’ 느낄 수 있는 시장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등록 : 2020-06-04 15:12 수정 : 2020-06-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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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과 7호선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인근 주택과 아파트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수많은 사람의 자취와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곳. 사당동 동작대로29나길 10에 있는 남성사계시장이다.

남성사계시장의 역사는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5년 이전까지 원래 주민만 살던 남성동은 1966년 청계천 철거민이 대거 이주하면서 커지게 됐고,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 1980년대 후반 재개발로 시장이 철거되면서 옛 시장 밑 골목으로 상인들이 이동해 지금 위치에 자리잡았다.

하루 평균 6만 명이 이동하는 지리적 장점 때문일까? 이수역 14번 출구부터 사당2동 주민센터까지 약 300m 거리, 1만984㎡ 규모에 열십(十)자 방향으로 140여 개 점포가 모여 인근 지역에서 찾아온 사람들 발길을 반기고 있다.

비발디와 하이든, 차이콥스키 등의 저명한 음악가와 세계 유명 작가들이 각자의 표현 방식으로 사계절을 표현한 것과 같이 남성사계시장은 2016년 사계절을 주제로 한 브랜딩으로 저마다 특징을 담은 거리로 조성됐다.

시장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사계’(四季)를 품은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새싹, 해, 단풍, 눈 등의 네 요소를 조합해 계절을 담은 장터의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는 캐릭터가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근함과 즐거움을 준다.

남성사계시장의 시작은 봄길이다. 봄을 상징하는 선명한 초록색으로 디자인된 바닥을 따라 혼수와 귀금속, 각종 공산품 가게들이 줄지어 있으며,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사람들 발길을 끈다.

여름길은 전통시장의 역사를 잇는 길로 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반찬, 고기와 떡 등 식품을 판다. 특히 ‘인스타 성지’로 통하는 명물 떡집 두 곳이 있다. 팥앙금과 버터로 달콤한 맛을 내는 백설기와 인절미 특유의 식감에 부드러움을 더한 사색 인절미는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다.


가을길과 겨울길은 풍요와 낭만, 따뜻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고소한 냄새가 멀리서도 풍기는 빵과 여러 음식이 마음을 사로잡으며, 순댓국, 칼국수, 감자탕 등 온몸이 따뜻해지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골목이 있다.

남성사계시장에는 사고파는 물건만 모여 있지 않다. 지난 3월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과 착한 소비운동의 따뜻한 물결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이는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주민과 상인 모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남성사계시장은 이제 전통에 더해 주민 마음을 읽는 편의성 강화로 한 번 더 도약하고 있다. 친절한 시장 안내와 함께 책과 힐링할 수 있는 휴게공간인 ‘남성사계시장 고객지원센터’를 올해 2월 리모델링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장 내 110곳에는 화재 알림 시설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으며, 시장 인근에 23면의 주차장을 조성해 향후에도 전통과 현대, 흥이 어우러진 사람 사는 동작의 대표적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한성욱 동작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동작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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