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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
어려서 개를 키우고 살아 그런지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그 마음을 너무도 잘 알 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이 반대했다. “아파트에서는 키우기 어렵다, 아이들이 지금은 자기가 다 알아서 키우겠다고 하지만 결국은 당신 일거리만 하나 더 늘어날 거다” 등 키우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그중에서도 나를 끝까지 고민하게 한 가장 강력한 반대 사유는 이별의 시간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 결국 강아지는 우리 품으로 오게 됐고, 그 녀석이 지금껏 14년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의 예상대로 내 일거리가 늘어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웅크리고 자는 모습만으로도 충만한 평안을 안겨주는 이 녀석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단, 그 귀엽던 얼굴이 이제는 노견이 되어 확연히 힘이 빠졌고, 어느 늙은 개가 되어버린 나의 강아지에게 나는 묘하게도 동질감을 느낀다. 사랑스러운데 짠하기까지 하니 끈끈해질 대로 끈끈해진 이 마음을 어찌할꼬.
반려견 놀이터에서는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나중에 이 녀석과 이별하고 난 뒤 무엇이 제일 후회로 남을지 가족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우리는 그것이 산책일 거라 입을 모았다. 산책 많이 못해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운동성이 큰 녀석은 아니지만 일정 반경 안에서 여기저기 다니며 킁킁거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냄새를 맡으며 이게 누구의 흔적인지, 방금 전 누가 다녀갔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형사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냄새로 탐지하는 녀석이다.
충분히 밖에서 놀고 들어온 날은 확실히 표정이 다르다. 강아지에게도 표정이 있다는 걸 아는가? 관심 없는 이들 눈에는 그 얼굴이 그 얼굴 같겠지만 이 녀석들도 슬픔과 기쁨은 물론 어딘가 석연찮은 기색이나 위풍당당한 표정까지 작디작은 얼굴로 꽤 다양하게 지어낸다. 그런데 충분히 바깥 공기를 마시고 온 날은 한껏 자존감이 높아진 표정이랄까. 든든한 만족감이 얼굴과 몸짓에서 드러난다. 가장 확실한 건 산책을 즐기고 온 날은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는 사실이다.
광진구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는 반려견과 한두 시간 놀이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서울시에서 운영해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으며 입장료도 없다. 무엇보다 이 울타리 안에서는 강아지가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도 키우고, 마른 흙바닥이라 진드기 염려도 덜 수 있다. 소형견 운동장과 대형견 운동장이 분리돼 있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견주 입장에서 편리했던 건 넓은 주차장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대공원 정문 쪽이 아니라 구의문 주차장에 인접해 차로 방문하기 편리했다. 음식물 반입은 안 되지만 놀이터 한편에 수도가 있어 물을 먹이거나 발을 씻기기에도 좋았다. 키 큰 나무와 벤치가 있어 그늘에서 쉴 수도 있고 강아지와 함께 공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견주에게도 강아지에게도 평온한 휴식이 보장되는 공간이다.
견주 입장에서 편리했던 건 넓은 주차장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대공원 정문 쪽이 아니라 구의문 주차장에 인접해 차로 방문하기 편리했다. 음식물 반입은 안 되지만 놀이터 한편에 수도가 있어 물을 먹이거나 발을 씻기기에도 좋았다. 키 큰 나무와 벤치가 있어 그늘에서 쉴 수도 있고 강아지와 함께 공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견주에게도 강아지에게도 평온한 휴식이 보장되는 공간이다.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동물등록이 돼 있어야 한다.
규모가 다소 작은 건 단점이자 장점이다.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반려견 놀이터가 많아졌다. 인천 송도의 도그파크나 안양의 삼막애견공원처럼 규모가 꽤 큰 놀이터도 많지만, 그에 비하면 어린이대공원 반려견 놀이터는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규모가 작아서 편리했다. 우리 강아지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고, 강아지 역시 사각지대 없이 견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형견 놀이터와 소형견 놀이터가 구분돼 있다. 출입문을 통과하려면 동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QR패스를 인증받아야 한다.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등록이다. 정보무늬(QR코드)에 동물등록번호와 보호자 인적 사항을 입력해야 출입 인증이 발급되고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당연한 얘기지만 견주가 반드시 같이 입장해 관리를 책임져야 한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눈밭 위에 작고 동그란 발자국을 남기며 뛰어다닐 녀석을 생각하니 벌써 미소가 번진다. 언젠가 이별의 시간이 도래하겠지만, 이별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을 때, 충분히 해주자고 다짐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은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글·사진 강현정 작가(전 방송인) sabbuni@naver.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