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촛불 혁명’ 속 서촌, 0.03㎜ 펜으로 담아

좋아서

등록 : 2017-10-12 14:24

크게 작게

옥상에서 바라본 서촌 풍경을 0.03㎜ 펜으로 그리는 김미경(58) 작가의 세 번째 전시 ‘좋아서’가 오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창성동 실험실’에서 열린다. ‘서촌 옥상화가’로 잘 알려진 작가가 서촌을 짝사랑하기 시작한 건 5년 전부터다. 옥상에서 보이는 기와집들의 개수까지 세어가며 그렸던 ‘서촌 오후 4시’(2015년 2월)로 시작해, 서촌 동네 안팎에 피어난 꽃을 좇아갔던 ‘서촌 꽃밭’(2015년 11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전시다. 작품의 대상이 옥상에서 바라본 풍광에서 시작해 꽃으로 줌인됐다가, 이제는 서촌의 ‘생활’에 주목한다. 전시가 이어지면서 늘어가는 작품 수만큼이나 서촌을 바라보는 시선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작가가 열병을 앓았던 상대가 ‘서촌’이라는 것뿐이다. “또다시 너를 그렸다. 뉴욕 옥상에 올라 ‘뉴욕옥상도’를 그려보기도 하고, 땅끝마을 전남 강진 백련사로 달려가 동백꽃·할미꽃을 그려보기도 했다. (중략) 하지만 계속 네가 그리웠다.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 그냥 ‘좋아서’라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전시를 앞두고 작가는 이렇게 고백했다. 굳이 그에게 이번 전시의 제목에 대해서 질문할 필요가 없어졌다. 작가는 “예전엔 서촌을 왜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100가지 이상 그 이유를 읊었다면, 이젠 ‘그냥 좋아서’라고 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났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그린 60여 작품들을 공개한다. 초기에 비해 구도와 선 처리에서 새로운 평가를 받은 ‘서촌 옥상도’ 시리즈와 지난해 늦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의 어느 동네보다 뜨겁게 촛불을 겪은 ‘서촌 격변기’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헌법재판소, 봄의 교향곡’ ‘탄핵춤’ ‘춤바람난 서촌’ 등이 대표적이다. 관람료: 무료 문의: 010-8999-1644 www.cl-gallery.com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