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에서 문화를…‘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연다

등록 : 2022-05-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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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시범 사업지 중 하나인 도림천에는 내년 상반기 서울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형 수변테라스’(조감도)가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미국에서 여덟 번째로 큰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미술의 도시 스페인 ‘빌바오’, 코츠월즈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붙은 영국의 ‘버튼 온 더 워터’. 너무나 다른 특징을 가진 이 3개 도시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도시를 지나는 강, 하천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하고, 여가·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강을 따라 산책을 즐기고, 천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주변에서 열리는 공연을 감상하는 일이 이곳에선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내년 상반기 서울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가 서울 전역에 흐르는 75개 소하천과 실개천에서 시민들이 다채로운 여가·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수변 공간을 재편하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을 본격화한다.

우선 기존에 불렀던 ‘지천 르네상스’라는 이름부터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로 변경했다. 다소 낯설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천’이라는 용어 대신 ‘수변’과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시민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간다는 취지다. 서울의 소중한 자산인 동네 곳곳의 물길과 지역마다 가진 문화·경제·역사적 자산을 연계해 시민 삶에 문화와 감성이 흐르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에서 선도 사업을 시작한다. ‘도림천’은 신원시장·순대타운 등 지역 상권과 가까운 특징이 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공유형 수변테라스를 조성해 시민들이 다과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교류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먹거리가 풍부한 전통시장에서 음식을 사서 수변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고, 더불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어 활력이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릉천’은 시민들이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이용률이 저조했던 복개주차장을 활용해 마니아 스포츠, 이벤트, 힐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 청년들은 풍부한 놀거리로 힐링할 수 있고, 지역은 유입된 청년들로 활력이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어두웠던 주차장 하부와 개천 사이 공간엔 미디어아트가 접목된 디지털 감성 공간을 조성해 오가는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홍제천’은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자원인 홍지문·탕춘대성을 연계해 감성적인 야경과 역사,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든다. 문화재 원형은 보존하면서 보행로 등을 정비해 접근성을 높이고, 유휴지를 정비해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며 조망·휴식 포인트와 야간조명 등을 다양하게 설치한다. 또한 홍제천 인공폭포 주변엔 제1호 ‘수변 노천카페’도 시범으로 도입한다. 유럽처럼 물길 옆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잔 하는 일상이 서울 시내에서도 곧 가능해진다.

홍제천 수변 노천카페는 오는 7월부터, 나머지 시범사업은 내년 상반기에 시민들이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대상지를 30곳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수변라이프를 누릴 수 있도록 하천 정비도 지속해나갈 것이다.


서울 전역에 흐르는 물길은 332㎞에 달한다. 물길 주변 500m에서 1㎞ 이내 ‘수세권’은 서울시 면적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284㎢에 이른다. 서울시는 그동안 산책로나 자전거길 등 제한적으로만 활용해왔던 ‘수변’이라는 공간을 매력적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더욱 많은 서울시민이 집 근처 수세권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의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동네 물길의 활용 모델을 적극 확산시켜 나가겠다.

한유석ㅣ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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