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강남구 “민원인과 점심은 청렴식권으로”

등록 : 2016-08-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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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청렴식권’으로 하시죠!”

강남구청 구내식당 점심시간에는 ‘청렴식권’을 내고 식사하는 민원인을 쉽게 볼 수 있다.

강남구청 구내식당의 청렴식단. 강남구청 제공
강남구가 올 2월 도입한 ‘청렴식권제’는 민원 처리가 점심시간까지 이어질 경우,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과 공무원이 구청의 구내식당을 함께 이용하는 제도다. 민원인의 식사비 대납으로 인한 부조리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외부인에게 식사 대접을 받지 않고 공무원이 식사를 대접한다는 뜻에서 청렴식권제란 이름이 붙었다.

청렴식권은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강남구청과 강남구보건소에서 쓸 수 있다. 이용 실적에 따라 공직자 자기관리에 가점을 주기 때문에 사용 실적도 높은 편이다. 구청 감사담당관이 만들어 각 부서에 나눠 준 청렴식권을 부서에서는 날짜, 동행인, 사용 목적 등 사용 내용을 기록해 매월 말까지 제출한다. 청렴식권 비용은 감사실이 기간공통업무추진비에서 집행한다. 함께 식사한 공무원의 식권은 공무원이 자기 돈으로 산 것이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31개 부서가 128회에 걸쳐 380장의 식권을 썼다. 사용 부서는 인·허가, 공사·용역 분야 업무를 담당하는 건축과, 치수과, 주택과, 도로관리과가 전체 20%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복지와 각종 행사를 담당하는 부서도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민원인 방문 횟수는 자치구 평균보다 약 3배가 많다. 옛 한전 터 현대차 GBC건립, 영동대로 지하 공간 통합개발,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등 굵직한 사업이 많은 탓이다. 강남구 박진철 감사담당관은 “청렴식권제 도입 후 민원인과 공무원의 심리적 부담이 줄고, 공무원은 공정한 업무 처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청렴식권제의 효과를 자랑했다.

강남구 ‘청렴식권제’는 공직자가 업무 관련 민원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싱가포르 공직자상’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제도다. 지난 2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강남구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임기 시작부터 ‘청렴’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신년사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청렴이다. 구청사 곳곳에 ‘강남구 공무원은 접대를 받지 않습니다’, ‘청렴 강남’ 등의 스티커가 붙어 있을 뿐 아니라 업무추진비·보조금·부패 공직자 현황도 공개한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구민감사관 제도, 부서별 찾아가는 청렴교육, 365감찰반 운영, 매월 자가진단제도 등 청렴 시책도 62개 세부 과제로 나눠 시행 중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청렴 정책을 추진해 구청장을 비롯한 1400여 명의 공직자가 구민에게 신뢰받는 깨끗한 강남을 만들겠다”고 청렴 정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정고운 기자 nimok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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