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설립, 서울시 도움 받으세요

30~50대 여성 ‘휴코칭’, 협동조합센터의 1년간 밀착지원 받아

등록 : 2016-03-31 11:12 수정 : 2016-03-3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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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진구 동부여성발전센터 ‘369동동(同動) 데이’에서 협동조합(예비) ‘휴코칭’의 조합원들이 주민에게 자녀진로교육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최아리 인턴기자 usimjo33@hani.co.kr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동부여성발전센터 2층 오렌지룸. 30~40대 여성 5명이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해왔다. 얼마 전 함께할 5명의 조합원과 사람 존중의 코칭이란 뜻을 담은 휴코칭으로 조합 이름을 정했다. 올해 협동조합 정식 등록 절차를 밟으려 준비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들 조합원을 비롯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조직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어떻게 협동조합을 선택했을까?

 조합원 5명은 2~3년 전 상담 자원봉사, 진로코칭 교육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결혼과 육아로 하던 일을 그만둔 여성들이다. 많은 엄마들이 그렇듯이 이들도 아이가 자라면서 교육 문제로 벽에 부닥쳤다. 아이를 어떻게 해야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아이 학교에서 상담 자원봉사를 하면서 교육을 받기도 하고,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추천한 진로코칭 교육을 받으면서 상담과 코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활동 과정에서 서로 알게 되고 공부를 좀 더 해보자며 2년 전 10여명이 학습모임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각자 개별 활동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다. 모임의 리더이자 이사장 후보로 역할을 하고 있는 권영주(43)씨는 “자원봉사나 개별 강의는 일회성에 그쳐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늘 아쉬움을 느낀다”고 했다. 혼자 교육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박영애(34)씨는 “상담과 코칭의 세부 분야(미술치료, 감정코칭, 언어치료, 청소년상담, 이미지메이킹 등)가 다양한데 혼자서 이런 분야를 아우르기는 어렵다”고 했다.

 회원들은 함께하는 데 뜻을 모은 뒤 조직의 형태를 고민했다. 당연히 처음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식회사부터 떠올렸다. 회원들은 권리와 책임, 위험을 소수의 사람이 지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권씨는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협동조합으로 하면 특정한 한 사람에게 부담이 쏠리지 않을 것 같아 적극적으로 협동조합 만들기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동네 복지관에서 협동조합 교육을 접한 적이 있던 한은옥(53)씨가 같이 교육을 받자고 제안했다. 온라인 검색으로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의 협동조합 기본교육을 알게 되고 관심있는 회원들이 신청해 돌아가면서 들었다. 회원들은 협동조합지원센터의 단계별 교육을 적극 활용했다. 협동조합 설립 전 기초교육, 설립 지원 필수과정과 밀착과정을 거쳐 경영 길라잡이 교육과정에 차례로 참여했다. 회원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센터의 상담 서비스도 받았다. 사업계획서 쓰기 등 센터의 밀착지원을 받으면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 일이 훨씬 잘 진행됐다.

 협동조합지원센터 담당자는 회원들이 일정에 맞춰 협동조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해줬다. 한씨는 “밀착 지원 8회, 설립 컨설팅 6회 외에도 공모사업이나 정관 내용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멘토(조언자)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센터 지원 회의공간도 비용 부담이 없고 시간제한을 받지 않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협동조합을 알아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교육을 한 번 들어서는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최연화(45)씨는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여러 차례 들으면서 조금씩 이해가 되고 협동조합이 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는 회원들도 생겨났다. 주위에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에 차이가 나면서 회원들 간에 작은 갈등도 생겨났다. 1년여간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정리되어 갔다. 박씨는 “결국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 다들 조합이 설립되기 전 거쳐야 할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휴코칭 조합원들은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교육도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꾸준히 받으려 한다. 그리고 6개월 내 협동조합 등록도 마칠 계획이다. 멘토링을 받아가면서 청소년 인성, 진로, 학습 등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홍보하고, 마케팅도 해나가려 한다. 권씨는 “회의하다 보면 늘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는 거라는 멘토의 말에 힘을 얻어 욕심 내지 말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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