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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통시장은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있다. 대형마트는 영토를 넓히고, 인터넷 쇼핑몰은 전통시장으로 가는 발걸음 자체를 거두게 한다. 패색이 짙어가는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이 펼쳐지는 이유다.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년상인 유입 정책도 있었고, 청년들 스스로 시장에 들어간 사례도 많았다. 그러나 성공 사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청년상인이 전통시장에서 뿌리내리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기존 상인과의 이질감이 꼽힌다. 장사 경력과 노하우, 상점 디자인, 영업 방식 등에 있어 청년상인은 기존 상인과 다르다. 청년상인 지원제도도 청년에게는 지원이지만, 기존 상인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노자 도덕경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말이 있다.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기보다는 세상과의 조화를 중요시한다는 뜻이다. 청년상인 육성을 위한 정책에서 가져야 할 관점이다. 먼저 기존 상인이 청년상인과 조화롭게 지내도록 해야 한다. 청년상인이 경쟁자가 아니라 공존의 대상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상인 멘토 제도도 추진할 만하다.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안목도 필요하다. 대부분 정책이 1년 단위로 계획되지만, 1년 안에 사업을 안정시키는 것은 어렵다.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3년 생존율이 41%로 오이시디(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청년상인 육성사업의 성과지표를 3년 생존율로 잡고, 지원정책도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대안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3년 이상의 장기간 계약도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지원이 끝나는 3년 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을 벤치마킹해 보자. 청년상인 지원금을 지자체 등에서 투자하되, 건물주와 주변 상인에게 주식 형태로 이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청년상인이 성공하면 이익을 나누고, 실패하면 다 같이 손실을 안아야 한다.
창업에 실패하는 청년상인을 위한 대책도 보완되어야 한다. 창업에 실패한 청년상인을 전통시장 매니저로 우선 채용하거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일정 기간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청년은 전통시장의 미래다. 그들에게만 책임을 떠맡길 수 없고, 그들의 재능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청년 재능의 조화가 전통시장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오승훈 서울시 신시장 모델 육성사업 자문위원
공익마케팅스쿨 대표
공익마케팅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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