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특유 곰팡냄새 제거하니 ‘희망’이 다가오는 듯해요”

서울시, 올해 900가구 무료 집수리… 18살 미만 아동 거주 반지하 1순위 지원

등록 : 2021-06-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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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700가구 선정, 하반기 200가구

가림막·제습기 선택, 곰팡이 제거 신설

에너지재단과 협약, 보일러 지원도 병행

“쾌적한 주거 조성 위해 사업 지속 확대”

집수리 전후 모습.

“집에서 반지하 특유 곰팡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아요. 특히 창호에 대한 만족도가 커요. 반지하라 어두웠는데 창호를 하고 나서 이전보다 집이 환해지고 겨울에는 따뜻하네요. 그리고 공사하러 오신 분들이 세심하게 공사해주시고, 공사가 다 끝난 뒤에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가셨어요.”(노원구 반지하 거주자 박아무개(70)씨)


“장애가 있어 공기 좋은 산 근처 옥탑방으로 이사했는데 옥탑방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습니다. 서울시에서 ‘희망의 집수리’를 해준다고 해 신청했더니 도배도 해주고 보일러 교체와 단열 공사도 해줬습니다. 도배하니까 일단 환해져서 좋고 단열을 해놓으니까 작은 애가 덥다고 할 정도로 따뜻하게 겨울을 잘 보냈습니다.”(은평구 옥탑방 거주자 심아무개씨)

서울시가 2021년 ‘희망의 집수리사업’을 시작한다. 900개 저소득 주거취약가구를 대상으로 노후한 집을 무료로 고쳐준다.

특히 올해는 만 18살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 가운데 반지하에 거주하는 가구를 최우선으로 선정해 지원한다. 주거환경이 성장기 아동의 신체·정신·사회적 발달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최저주거기준 미달 환경에 거주하는 아동 가구를 적극 지원한다는 취지다.

시는 올해 신청 가구 중 첫째 만 18살 미만 아동이 있는 반지하 거주 가구, 둘째 반지하 거주 가구(전체 가구의 50%까지 선발), 셋째 만18살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 넷째 기타 가구 순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2009년부터 시행한 ‘희망의 집수리사업’은 저소득 주거취약가구의 주거환경 개선과 에너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단열, 창호, 천장 보수’ 등 집수리를 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에너지재단과 협약을 체결해 시민이 원할 경우 단열, 창호, 보일러 등을 공사해주는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가구당 최대 320만원 이내를 지원하며 자부담은 없다. ‘희망의 집수리사업’ 신청 시민이 재단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동시에 신청하면, 두 사업 모두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희망의 집수리사업은 시가 가구당 120만원 이내로 지원한다.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은 한국에너지재단이 가구당 평균 200만원을 지원한다.

시는 올해 지원할 900가구 가운데 공모를 거쳐 상반기 700가구 선정을 완료하고 6월에 집수리를 시작한다. 나머지 200가구는 9월 신청받아 9월 말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 선정된 700가구는 △만 18살 미만 아동이 있는 반지하 가구(46가구) △반지하 가구(343가구) △만 18살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53가구) △기타 가구(258가구)다.

집수리 전후 모습.

서울시는 지난 4월 자치구별 공고를 거쳐 거주지 동 주민센터로 희망의 집수리사업 신청을 받았다. 상반기엔 782가구가 신청했다. 구가 자치구별로 주어진 예산에 맞게 대상자를 선별한 뒤 심사 결과를 대상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 이후 집수리는 구에서 선택한 시공업체가 대상 가구를 직접 방문해 필요한 공사 범위에 대한 견적서를 작성하고 대상 가구와 일정을 조율한 뒤 진행된다.

올해는 집수리 대상 자격은 되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희망의 집수리사업 혜택을 받지 못한 가구라 하더라도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동시에 신청했다면 이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두 사업을 동시에 신청할 경우 시민들이 각 사업에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시공업체 간 사전에 집수리 일정을 조율해 공사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원구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노원구는 지역 특성상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가구가 많아 희망의 집수리사업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한국에너지재단과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협력 추진해 저소득 주거취약가구에 좀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어서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올해부터는 기존 반지하 가구만 선택 가능했던 ‘가림막과 제습기’ 지원을 희망의 집수리사업 대상자 누구나 지원금 범위 내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집수리 항목에 곰팡이 제거도 새롭게 분류해 좀더 꼼꼼하게 곰팡이를 없애고 집수리 공사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서 지원되는 ‘에어컨’은 취약계층이 무더위 속에 건강을 해치거나 위기를 맞지 않도록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시 희망의 집수리사업을 통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아동 가구를 비롯한 서울시내 주거취약 가구들의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주거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H6s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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