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집단 이주는 53년 전에도…

Now Then 용산구 이촌동 천막촌

등록 : 2016-03-31 10:12 수정 : 2016-03-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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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한강철교 부근 이촌동 모습. 멀리 제1한강교의 모습이 보인다.

2016년 현재 한강철교 부근 이촌동 모습. 마을이 있던 곳은 이촌한강공원으로 바뀌었고, 그 너머로 옛날 제1한강교였던 한강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서울시, 기억발전소 제공

제주시 아라동에 사는 김아무개(88)씨는 50년을 훌쩍 넘긴 그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져 혈혈단신으로 이촌동 천막촌에 정착해 살던 그는 1963년 12월 천막촌 사람들 백여 명과 함께 서울을 떠나 제주로 이주했다. 정부의 이주정책에 따라 집을 제공하는 제주를 선택했다. 기차와 배에서 꼬박 사흘을 지내고 제주항에 도착한 순간, 이제는 물난리 걱정 없이 편히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고 한다. 한강 주변의 동네들이 늘 그렇듯, 이촌동 천막촌도 상습수해지역이었다. 사대문 안 사람들은 한강변 사람들에게 무질서한 거리의 빈민이라고 손가락질했다.

하지만 이촌동 부근은 나름의 체계를 갖춘 동네였다. 용산역으로 들어서는 철길 따라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도 호수와 이름이 있었고 모래밭 가까이는 천막촌이지만 뭍에 가까워질수록 판잣집, 시멘트집이 골목마다 어우러졌다. 잦은 수해에 지친 사람들은 제주로 이주하고, 한강 개발로 주변 판잣집과 천막이 철거되면서 사람들은 모두 떠나갔다. 무심한 한강만 유유히 흐르고 있다.

박소진 기억발전소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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