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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 시대 시장은 위축됐지만
안부 확인 공간으로 중요성 회복중”
시장 통해 서울 가치 미래까지 확장
‘도시상회’ ‘을지공존’ 프로그램 풍부
9월7일부터 열리고 있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10월에도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 5일 비엔날레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종로구 세운상가 3층 보행데크. 지방의 전문 큐레이터들까지 참여해 마련된 100여개 부스에는 빈티지 상품부터 먹거리까지 ‘가치’와 ‘취향’이란 콘셉트 아래 모인 다양한 물품이 즐비했다. 이벤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젊은 손님들은 부스의 소상공인들, 예술가들과 흥정을 하며 상품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도시건축비엔날레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건축 축제. 올해는 ‘집합도시’를 주제로 세운상가를 비롯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4대문 안 5곳에서 11월10일까지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 현장 프로젝트 총괄 큐레이터를 맡은 장영철 건축가를 세운상가에서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알아봤다.
현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세운상가와 광장 파빌리온.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가 ‘집합도시’이다. 무슨 의미인가?
“도시는 사람, 거리, 건물들이 모여 있고 다양한 사람의 이해관계로 구성된 곳이다. 이런 ‘집합’의 의미와 양태를 도시건축과 연계해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도시설계나 건축은 결국 도시 생활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장 프로젝트의 콘셉트라면.
“집합도시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를 시장으로 봤다. 도시라는 단어 속의 시(市)도 시장을 의미하지 않는가. 시장을 화두로 삼아 시민, 건축가, 도시기획자들이 함께 도시의 본래 기능이나 의미에 공감해보자는 것이다. 그동안 미술이나 건축 이벤트는 으레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도시를 주제로 하는 만큼 현장에서 시민과 호흡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 주요 무대의 하나가 세운상가다. 1960년대 건설된 세운상가는 서울 근대건축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혔으나, 지금은 새로운 미래 도시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현상을 주목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시장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찾아와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곳이었다. 인터넷쇼핑 시대에 시장은 점점 더 그런 과거의 의미를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말이 있다. 한 번 파괴되고 절단된 것은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역사도시로서 서울의 가치를 미래에까지 확장해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해보고 싶었다.”
예정된 주요 이벤트와 전시는 다음과 같다.
‘도시상회’의 한 빈티지 부스 앞에 선 장영철 현장 프로젝트 총괄 큐레이터(오른쪽).
서울도시장 ‘도시상회’
서울이란 도시 안에서 전통시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획이다. 서울도시장에는 도시 관련 건축가, 기획자, 디자이너가 판매자이자 안내자로 참여한다. 세운상가에서 대림상가로 이어지는 약 300m의 3층 보행데크에서 열린다. 100여개 부스와 노점이 마련돼 다양한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자기만의 취향을 지향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색다른 마켓이다. 11월2일부터 3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도시장 ‘을지공존’ 이벤트를 찾은 시민들 모습.(김용순씨 제공)
서울도시장 ‘을지(地)공존’
10월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세운상가-대림상가 3층 보행데크에서 열린다. 을지로 일대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라는 데 착안해 주제를 ‘공존’으로 설정했다. 예술가들을 비롯해 소상공인, 브랜드 업체까지 참여한 일종의 기부시장. 실제 거래도 이뤄지지만 이벤트의 초점을 판매하는 아이템의 스토리에 맞추고 있다. 장영철 큐레이터는 “파는 쪽과 사는 쪽 모두 호기심이 마켓의 키워드”라고 설명한다. 이런 독특함 때문인지 9월21일 열린 첫번째 마켓에는 3만8천여명이 찾아오는 성황을 이뤘다.
‘서울시장산책’
도슨트(안내인)와 함께 서울의 주요 시장을 구경하며 시장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듣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이미 광장시장, 통인시장과 망원시장 투어가 인기리에 진행됐다. 18일에는 서울 동부 지역의 대표적인 시장인 경동시장 투어가 예정돼 있다. 서울비엔날레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오영욱 작가의 그림 . 종로통을 축으로 2045년 서울의 모습을 세밀화로 그린 ‘상상화’.
전시회 ‘집합도시장’
집합도시라는 비엔날레 주제를 ‘시장’을 통해 풀어낸 전시이다. 특히 오영욱 작가의 그림 <서울 2045>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실제적인 물품 거래가 이뤄지기보다는 추억과 감성의 장소로 남겨진” 2045년 시점의 전통시장과 그 주변 모습을 10여m 긴 화폭 속에서 ‘상상’해봤다. 종로통을 중심축으로 경희궁에서 청량리에 이르는 도심을 그린 미래 서울의 ‘입체 지도’가 되는 셈이다. 작가의 상상 속에 서울 도심은 인구 감소와 기술 발전으로 많은 곳이 숲으로 돌아갔음을 볼 수 있다. 장 큐레이터는 “4대문 안의 20~30% 면적이 시장이다. 이런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서울만의 특징”이라며 시장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 의미를 부여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7일까지 열린다.
‘파빌리온 프로젝트’
서울·경기권의 21개 대학교 건축학과 연합회인 우아우스(UAUS)가 ‘마켓21’이라는 주제로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열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오가는 종묘 거리 앞 세운상가 광장에 들어선 파빌리온 <감각장(場)>(국민대 출품)은 시장의 시각적 다양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쇼윈도 역할을 부여해 전체 비엔날레의 창 구실을 하고 있다. 세운상가 안 곳곳에 배치된 파빌리온들이 어떻게 공간과 조응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관람 포인트.
글·사진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