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생활 SOC’ 부족 자치구에 1조원 투입

기고ㅣ백일헌 서울시 재정기획관

등록 : 2019-09-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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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개발 시대의 ‘SOC’(사회기반시설)란 도로, 철도, 공항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말하는 것이었다. 산업 육성과 경제성장을 위해 대규모 SOC 구축은 필수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제성장만이 행복의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복지, 보육, 문화, 체육 인프라 등 일상생활에서 시민의 삶과 직결되어 시민의 편익을 증진할 수 있는 생활 SOC에 주목해야 한다.

서울의 생활 SOC 설치 현황을 살펴보자. 서울의 A구와 B구는 60살 이상 어르신 수가 약 10만 명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노인복지관 수는 A구에는 6개, B구에는 단 1개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주민 수가 4만3천여 명으로 비슷한 C구와 D구 두 자치구의 생활체육관, 실내수영장 등 생활체육시설 설치 현황을 비교해보자. C구의 생활체육시설 수는 25개, D구는 10개로 격차가 심하다. 이렇듯 시민의 삶의 질이 사는 지역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는 일은 서울시의 해묵은 과제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자치구의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으로 시비 지원 기준을 적용해 벌어진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를 위해 얼마 전 자치구에 대한 ‘생활 SOC 지원 30년 관행’을 전면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1자치구 1시설’ 같은 획일적 기준이 적용됐다면 앞으로는 생활 속 인프라가 부족한 자치구에 생활 SOC를 집중 투자한다. 이로써 서울 어느 곳에 살더라도 균등한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2023년까지 1조원대의 예산을 들여 서대문 다목적 체육관과 같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SOC(사회기반시설) 를 건설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사는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누리고 체감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복지관, 국공립 어린이집, 우리동네키움센터, 청소년 문화의집, 다목적 체육센터, 공공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설마다 25개 자치구 중 중위값인 13번째 자치구의 시설 현황을 ‘편익 기준선’으로 정하고, 이보다 부족한 자치구가 ‘편익 기준선’에 도달할 때까지 지원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노인종합복지관은 ‘시설 면적 대비 60살 이상 어르신 수’, 다목적 체육센터는 ‘인구당 생활체육관 면적’이 기준이 된다. 또, 시비보조율도 확대해 재정력이 낮고, 사회복지비 부담이 커서 가용 재원이 부족한 자치구에 종전에는 최대 70%까지 지원하던 시비보조금을 최대 85%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시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이번에 서울시가 ‘생활 SOC 지원 기준’을 혁신하면서 앞으로는 B구에는 어르신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노인복지관 우선 건립에, D구에는 시민들이 날마다 이용할 수 있는 다목적 체육센터 건립에 최우선으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보스턴·덴버·시카고, 영국의 맨체스터, 캐나다의 토론토와 같은 도시도 ‘형평’ ‘포용 성장’에 중점을 두고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컨대 시카고는 ‘2050 지역종합계획’에 ‘회복탄력성’ ‘포용적 성장’ 개념을 포함하고, ‘우선 투자사업’을 설정해 다른 데보다 뒤떨어진 지역에 투자와 기술 지원을 먼저 한다.

서울시는 향후 2023년까지 생활 SOC가 부족한 자치구에 1조원을 들일 계획이다. 몇십 년 누적되고 가중된 불균형을 하루아침에 바로잡기는 어렵겠지만, 시민의 삶에서 가장 불편한 것부터 하나씩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권역별 시립 도서관 건립’, 미아·면목 등 5개 ‘지역 맞춤형 생활권 계획 실행’ 그리고 북한산 자락에 흉물로 방치돼 있던 ‘구 파인트리’ 연내 공사 재개와 시민 개방 등 서울의 균형 회복을 위한 다각적 시도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노력이 차곡차곡 쌓이고 상호 시너지를 내면 ‘균형발전’이란 오랜 과제가 해결되고, 시민들도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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