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종로 일대, 심야 택시 잡기 가장 힘든 곳

서울디지털재단·카카오모빌리티, 2017년 11월~2018년 10월 서울 심야 교통 빅데이터 분석 결과

강남역서 1~2㎞ 이내 근거리 노선
서원동·행운동, 중거리 노선 어려워
이태원은 주말 영업시간 길어서
새벽 5시에도 택시 잡기 어려워

등록 : 2019-02-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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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심야에 택시 잡기가 가장 어려운 곳은 어디일까? 심야에 택시 부르기가 가장 어려운 동네는 또 어디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디지털재단이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서울의 심야 교통 문제를 지난해 빅데이터로 분석해 최근 발표한 ‘시민 이동성 증진을 위한 심야 교통 현황 분석’(책임연구원 김시정, 이재호 외) 보고서에 따르면, 심야에 택시 타기 가장 어려운 곳은 강남구 역삼1동, 종로구 종로1·2·3·4가 일대이다. 강남과 이태원 등 유흥지가 있는 곳에서 택시로 집에 가기 가장 어려운 주거지역은 관악구 서원동과 행운동인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 T택시의 호출과 운행 데이터(2017년 11월~ 2018년 10월)로 심야 시간대 택시초과수요(앱에서 택시를 불렀으나 배차가 안 돼 택시가 안 오는 것)를 조사한 결과, 심야에 택시 타기가 가장 어려운 지역은 강남역 일대, 종로 일대, 홍대, 이태원(특히 주말) 등 4개 권역이며, 동별로는 역삼1동을 필두로 논현1동(이상 강남구), 서초4동(서초구), 종로1·2·3·4가동(종로구), 명동(중구), 서교동(마포구), 이태원1동(용산구) 등 7개 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참조)

또 택시를 타고 가기 어려운 목적지는 대부분 출발지에서 가까운 근거리 지역과 중거리에 있는 주거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택시 기사들이 운행 거리가 가까워 요금 수입이 적거나, 귀로에 손님을 태우기 어려운 주거지역을 기피한 데 따른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교통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가장 택시 잡기 어려운 시간대는 대체로 자정 근방을 정점으로 새벽 2시까지이며, 주말의 이태원은 새벽 5시까지 택시 초과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심야 택시 타기 어려운 곳 (표1))

강남 강남대로를 따라 강남역부터 신사역 동편까지 역삼1동·논현1동·논현2동이 가장 심하고, 한강변에 있는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도 택시 타기 어려운 곳이다. 서초구는 서초4동이 가장 심하고 서초2동·서초3동·반포1동 순이었다.

강북 종로 1·2·3·4가·명동·소공동이 가장 어렵고, 주말에는 서울 전 지역을 통틀어 이태원1동이 가장 택시 타기가 어려운 곳으로 분석됐다. 마포구에서는 홍대가 있는 서교동에 이어 합정동·서강동·용강동 등이, 서대문구에서는 연세대·이화여대가 있는 신촌동 등에서 초과수요 현상이 관찰됐다.

여러 금융기관과 국회가 있는 여의도도 만만찮게 어려운 곳이었고, 상업시설이 밀집한 영등포동도 일부 초과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건국대 주변의 화양동, 구로디지털단지가 있는 구로3동·구로5동·가산디지털단지의 가산동 등에서 일부 초과수요 현상이 관찰됐다.(권역별 심층 분석 (표2))


강남역 강남역은 다른 권역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초과수요가 높게 나타난 지역이다. 자정에서 3시까지를 10분 단위로 조사한 결과, 자정 부근이 가장 심하다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강남역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서울 전 지역에 걸쳐 분포되었으며, 그 가운데 강남역 주변인 강남구, 서초구로의 이동 수요가 가장 많았다. 즉 강남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의미이다. 강남권을 제외하면 이태원과 관악구 주거지역으로 가고자 할 때 가장 초과수요가 많았다.

가장 어려운 시간대는 역시 자정 근방이며, 강남역보다 최대 피크가 1시20분께까지 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목적지별로 보면, 역시 초과수요가 높은 이태원과 홍대가 많아, 종로에서 다른 유흥지로 옮겨가려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택시 기사가 귀로시 손님을 태울 가능성이 적은 은평구·강북구·강서구 일대의 주거지역도 택시 타기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홍대 홍대 지역은 최대 피크가 자정 부근이 아닌 새벽 1시20분에서 30분 사이인 것이 특징이다. 목적지로 별로는 홍대와 가까운 서대문구·마포구·영등포구·은평구·강서구 지역이 택시 타기 어려운 곳이다. 홍대는 강남역이나 종로보다 장거리 초과수요가 현저하게 적고, 강남역·종로·이태원 등 다른 초과수요 과잉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경향도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태원 이태원은 상권이 작은 반면 영업시간이 긴 탓에 택시 수요가 새벽까지 이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태원의 최대 피크 타임은 새벽 2시에서 2시20분 사이에 형성돼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주말(토·일요일 새벽)에는 새벽 5시까지도 택시를 타기 어려운 패턴을 보였다. 목적지별로는 홍대, 강남역, 종로 일대 등으로 향하는 수요가 가장 많아 역시 다른 초과수요 과잉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심야에 택시를 이용해서 가기가 가장 어려운 곳은 강남역에서 1~2㎞ 이내에 있는 근거리 목적지로 가는 노선이며, 대중교통이 없는 새벽 1~3시 사이에는 서원동과 행운동(이상 관악구) 등 출발지에서 중거리에 있는 주거지역이 가장 택시 이용이 어려운 곳”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택시로 가기 어려운 주거지역은 종로-갈현1동, 홍대-화곡1동, 상암동, 이태원-행운동, 서원동 등의 노선이었다. (표3 참조)

이인우 선임기자 iwl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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