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꿈꾼다면 식물 카페 어때요?

서울, 한겨울 식물이 있는 공간

등록 : 2019-01-11 15:03 수정 : 2019-01-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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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동선동 오래된 한옥에 들어선 식물카페 ‘숑디 인 오하라’. 안채에 앉아 바라볼 수 있는 아담한 중정은 건축과 꽃을 공부한 젊은 신혼부부가 손수 가꾸고 있다.

평생 정원 가꾸기 사랑했던 작가

헤세는 새해 정원 구상으로 가득

카페 노마드족에게

한겨울 식물 영감 받을 수 있는

온실 카페 강력 추천


#동선동: 신혼부부가 가꾼 정원 ‘숑디 인 오하라’

성북구 ‘숑디 인 오하라’의 비엔나 커피.

집은 찻길에서 한 뼘 깊숙이 들어가 자리잡았다. 그 덕에 입구부터 공을 들였다. 성북구 오래된 한옥에 움튼 ‘숑디 인 오하라’(성북구 보문로30길 80)는 아담한 중정을 품은 식물 카페다.

지난 6일 일요일 점심에 숑디 인 오하라에서 마주친 김수형 대표(34)는 “4년 전 일본 교토의 작은 마을인 오하라를 여행했다가 사찰 정원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공간의 시작을 설명했다.

“오하라는 이끼 정원과 액자 정원이 유명했던 곳이에요. 집의 문틀 자체가 정원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곳이었어요. 그 감동을 이 집으로 옮겨보고자 했죠.”

디귿자 한옥은 어디에 있든 중정을 바라본다. 킹벤자민 나무를 주축으로, 마로니에와 앵두나무 등이 계절마다 번갈아 자태를 뽐낸다. 계절이 바뀌면 핑크뮬리그라스, 샐릭스 등 울긋불긋한 꽃들도 저 멀리서 하나둘 살아난다. 비 오는 날에는 잎사귀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으뜸이라고 한다. 안채에 앉으면 이 모든 풍경이 작은 화폭처럼 눈에 들어온다.

건축을 전공한 김 대표는 “언젠가 내 손으로 집 한 채를 시공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 꿈을 이 오랜 한옥을 가꾸면서 이뤘다고 말했다. “이 집이 재밌는 이유는 바닥 높낮이가 다양한 데 있어요. 3년 전 새벽부터 나와 헌 집을 깎고 칠하고 세우며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든 걸 제 손으로 시공했어요. 평탄한 마당을 파니까 옛 마당 모양이 그대로 나오는 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거기에 100여 종 식물을 채워넣었죠.”

마침 오래 다닌 직장을 정리하고, 플로리스트로 새 시작을 준비하던 동갑내기 연인과 마음이 맞아 결혼식도 올렸다. “아내가 임신 중인데, 아이가 태어나면 올해 안에 곧 정원 용품도 팔 예정”이라고 김 대표가 말한다.

(운영 평일 12:00~23:00 | 일 12:00~22:00)

#논현동: 목공방이 있는 온실 카페 ‘수목금토’

강남구 논현동 ‘수목금토’.

학동근린공원 주변에도 식물을 들인 공간이 있다. ‘수목금토’(강남구 강남대로136길 63)는 브랜딩과 디자인컨설팅 회사인 (주)크리에이티브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온실 카페다.

목공방, 촬영 스튜디오, 라이프스타일 숍, 디자인 스튜디오를 한 건물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1층에 자리한 카페는 ‘온실’ 콘셉트에 맞춰 비닐재로 벽을 세웠지만, 겨울에도 따스하다. 개인이 보유하기 힘든 다양한 목공 장비를 갖춘 목공방이 먼저 ‘직장인들이 취미 생활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커피 맛도 소문났다. 카페라테와 ‘비엔나커피’라고도 하는 달달한 아인슈페너가 잘나간다. 번잡한 강남과 신사대로에서 벗어난 언덕 골목에 있어 주말에도 한적하고 평온한 편이다.

(카페 운영 매일 11:00~21:00)

강남구 ‘수목금토’의 식물 장식.

#신사동: 식물로 치유받는 공간 ‘식물학’

강남구 신사동 ‘식물학’.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나와 5분 정도 걸어간다. 가로수길 근처 골목에 있는 커피전문점 ‘식물학’(강남구 강남대로154길 33)도 아담한 온실을 품은 식물 카페다. 남천으로 꾸민 문으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초록빛 식물들이 먼저 손님들을 반긴다. 카페 로고로도 쓰는 공기정화식물 ‘몬스테라’를 중심으로 잎사귀 큼직한 화분들로 가득 채웠다. 때문에 미세먼지 예보가 있는 날에는 손님들로 북적거리곤 한다. 원목 테이블을 배치해 ‘도심 속 자연’을 재현했다.

(운영 매일 10:00~22:00)

#망원동: 라운지 음악이 흐르는 ‘망원도’

마포구 망원동 ‘망원도’.

네온사인과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도 있다. 낮에는 옥상 전체에 햇빛이, 밤에는 라운지 음악이 흘러 분위기가 바뀌는 온실 카페 ‘망원도’(마포구 포은로 75 4층)다. 겨울이라 바깥 식물은 잠시 숨을 죽였지만, 안쪽 공간의 화려한 색감과 샹들리에 덕에 ‘인증샷’이 필요한 젊은이들 발길로 꾸준히 붐빈다. 커피와 칵테일, 샴페인 등 주류와 피자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판다. 연말 모임, 송년회, 워크숍 대관도 한다.

(운영 수·목 15:00~23:00 | 금·토 15:00~1:00 | 일 15:00~23:30 | 월 휴무)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마포구 ‘망원도’의 칵테일.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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