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1년 만에 창업 요람 우뚝…616곳 키우고 145억 투자 유치

서울창업허브, 창업보육기관으론 국내 최대 규모

등록 : 2018-07-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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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561명 고용, 176억원 매출

예비식당 메뉴 검증 푸드코트 인기

기획한 스타트업 50억원 투자 유치

돌잔치에서 22곳-유통사 입점 계약

서울창업허브는 개관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1일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구직자, 창업준비자 등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허브네 돌잔치’를 열었다. 서울창업허브 제공

마포구 공덕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정면에 보이는 아파트 공사장 사이로 언덕을 조금 오르면 옛 한국산업인력공단 10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지난해 6월21일 공식 개관한 서울시 창업지원의 핵심 거점인 ‘서울창업허브’다. 평범한 사무실이었던 내부는 알록달록한 디자인으로 확 달라졌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넓은 계단을 중심으로 도서관처럼 자유롭게 둘러앉아 일할 수 있는 코워킹 공간(공유 사무실)과 창업정보자료실, 세미나실 등에는 젊은 창업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 건물 3층에는 구내식당 구실을 하는 푸드코트 ‘키친 인큐베이터’가 있다. 7천~8천원짜리 스테이크, 하와이식 회샐러드인 ‘포케’ 등 가성비가 뛰어나거나 독특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에 주변 직장인들까지 찾고 있다. ‘키친 인큐베이터’에서 영업하는 식당 4곳은 3개월마다 바뀐다. 음식점을 열고 싶은 예비 창업가들이 개발한 메뉴를 검증하는 공유식당이기 때문이다.

공유식당을 기획하고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지난해 6월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심플프로젝트컴퍼니’다. 지금까지 공유식당 말고도 공유주방 등을 통해 70여 개 예비 창업팀에게 메뉴 개발부터 가격 책정, 상권 분석 등을 컨설팅해 17개 팀에게 푸드코트, 홈쇼핑 입점 등으로 판로를 연결해줬다. 독특한 사업 모델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50억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김기웅(38)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공유식당과 공유주방이라는 아이디어도 ‘키친 인큐베이터’라는 공간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울창업허브가 우리 제안을 과감하게 채택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창업허브는 지난 1년 동안 616개 창업기업을 키워내고 145억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입주기업은 17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새로 창출한 고용 인원은 561명에 이른다. 28개 기업은 14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허·디자인·상표 등 지식재산권 등록도 109건 이뤄졌다. 지난 3월에는 뒤편에 있는 4층짜리 별관동까지 문을 열면서 단일 창업 보육기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됐다.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한 또 다른 창업기업 ‘베이서스’는 기존 필터나 마스크에 뿌리기만 하면 미세먼지를 강력하게 흡착하는 ‘필터 스프레이’를 개발해 5억6천만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조교수로 재직한 13년 동안 칼슘포스페이트계 세라믹 한 분야만 판 김일용(43) 베이서스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칼슘포스페이트의 놀라운 흡착력을 발견했고, 미세먼지 제거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베이서스는 관련 특허 1개를 이미 등록했고 2개는 출원 중이며, 올해 8개를 추가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창업허브는 개관 1주년을 맞아 지난 6월21일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구직자, 창업준비자 등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허브네 돌잔치’를 열었다. 새로운 기술 투자처와 거래처를 찾는 에스케이티(SKT), 엘지(LG)전자, 현대모비스, 씨제이(CJ) 등 56개 대기업·중견기업과 창업기업 62곳을 연결하는 1 대 1 비즈니스 교류행사 ‘에스아르(SR: Sales-Relations) 페스티벌’과 창업기업과 구직자 간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인 ‘허브 상견례’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22개 창업기업이 14개 유통사와 입점 계약을 맺거나 납품을 확정했다. 3차원으로 살아 움직이는 증강현실(AR) 기반의 스마트 토이를 만드는 ‘베이스디’는 카카오프렌즈와 캐릭터 제작·판매 관련 업무협약을 논의했다. 이렇게 47개 업체는 기술 제휴와 투자 연계 등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국내외 전방위로 협력해 글로벌 창업생태계의 중심으로 서울창업허브를 도약시킬 계획이다. 서울 전역 창업지원시설 43곳은 물론 세계적 공공창업기관과 액셀러레이터(초기창업자 등의 선발과 투자, 전문보육을 주 업무로 하는 사람으로서 중소기업청장에게 등록한 사람)와도 협력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 지원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중앙정부·민간협력기관·창업전문가 등 다양한 창업지원 주체와 연계해 협업을 강화하고 서울창업허브를 중심으로 창업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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