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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마다 서울이란 도시 속 다양한 건물의 모습에 새삼 놀라곤 한다. 야트막한 담장 안에 안온하게 자리잡은 단독주택부터 하늘로 높이 솟은 고층빌딩까지 다채로운 건물을 볼 때면 서울의 오랜 역사를 보는 것만 같다. 오래돼 낡은 건물도 있고, 철거가 예정된 건물도 있으며, 반짝반짝 빛나는 새 건물도 있다. 지어진 순서도 다르고 규모도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건물에는 지켜져야 할 게 하나 있다. 바로 안전이다.
서울은 지난 50여 년 압축 성장 과정에서 인구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건물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현재 건축된 지 30년 이상 된 건물이 서울에만 23만여 동에 이른다. 전국에는 200만여 동이 있다. 이러한 건축물의 유지 관리는 건축법에 따라 과거부터 기본적으로 소유자(관리자)의 의무사항이었다.
그러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일어난 뒤 1995년 1월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도로(교량, 터널), 철도, 16층 이상 건축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했고, 1995년 6월 지상 5층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에는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그동안 안전 관련 제도나 법령은 공공시설물이나 대규모 건축물의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어왔다.
하지만 지난 3일 붕괴한 용산구 건물은 소규모 노후 민간 건축물이다. 이러한 곳들은 사회적 약자의 일터이거나 삶터인 경우가 많다. 이제는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이런 민간 건축물도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할 시기가 왔다. 공공에서 민간 건물의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는 신체 손상, 인적 자본 손실, 사회 심리적 파급효과 등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로 생기는 문제 해결에 큰 사회적 비용을 들게 한다.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비용에 투자하는 것이 복구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투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소규모 노후 건축물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관련 법 정비는 물론 이를 전담하는 행정조직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노후 건축물의 안전도를 점검하는 일이다.
먼저 정비구역에서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파악했다. 그동안 민간의 영역이라 공공이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정비구역 내 노후 불량 건물이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309개 정비구역 내 건축물 5만5천여 동을 순차적으로 전수조사하고 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관리처분 인가를 받지 않아 낡은 상태로 남아 있는 건물들을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점검해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차원에서 점검 계획을 세웠고 예산을 배정했으며, 이미 자치구 단위로 전수조사를 시작해 오는 10월 말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또 낡은 민간 건축물을 선제적으로 안전점검하기 위해 시민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월11~30일 안전점검을 원하는 건축물 소유자(관리자) 등 주민의 신청을 받아 7월부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안전점검을 하게 된다.
지난 12일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이 건축구조기술사 등 외부 전문가와 함께 노후 건축물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아울러 정비사업을 정상 추진하기 어려운 곳은 공공에서 정비사업 지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사업이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이러한 공공지원으로도 사업 정상화가 어려운 곳은 적극적으로 정비구역을 해제하고, 해제된 사업지에 있는 노후 불량 건축물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 시민의 안전한 일터와 삶터를 만드는 일은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되는 일이다. 어떤 삶의 터전도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시민의 안전한 삶터를 만드는 일, 그게 ‘사람이 중심인 서울, 시민이 행복한 서울’의 가장 기본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