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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볼링장이 각각 46%, 32%
영화관이용 17%에 그쳐
박물관·공연장 이용은 미미
지난 16일 성북구의 한 볼링장에서 용문중학교 1학년 박희민, 손창윤, 이준, 이동원 군이 성북 아동·청소년 동행카드를 사용해 볼링을 즐기고 있다. 성북구 제공
“요즘은 볼링 하면서 친구들과 놀아요. 피시방요? 덜 가죠.”
지난 16일 성북구의 한 볼링장에 중학생 4명이 모였다. 이들은 성북구가 성북구의 중학교 1학년 연령(2004년 3월~2005년 2월 출생)의 청소년에게 주는 ‘동행(同幸) 카드’를 가지고 볼링을 하러 왔다. 성북구는 이 연령의 청소년들에게 한 학기 5만원, 연간 10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가 들어 있는 동행카드를 준다. 이 포인트는 전국 극장과 지역 서점,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체육시설 등의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시행 100일을 맞은 ‘아동·청소년 동행카드 지원 사업’에 참여한 용문중학교 1학년 박희민·손창윤·이준·이동원 군의 낯빛은 밝았다. “친구들과 같이할 수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운동도 되고 실력도 늘어 좋고요. 다 동행카드 덕분이에요”라고 창윤군이 말한다. “맞아요, 맞아요”라고 나머지 친구들도 맞장구를 친다.
자유학기제 학년인 아이들은 한달에 한번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온단다. 전에 볼링을 한번 친 적이 있는데, 게임비가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이들은 “처음 카드를 받고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 가맹점 목록에 볼링장이 있어서 너무 신났다”며 “볼링을 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핀이 다 넘어지면 속이 시원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엄마들도 아이들이 볼링 치러 가는 건 받아준다고 한다. 게임방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여기기 때문인 듯하다. “숙제 다 하고 친구들과 볼링 치러 간다고 하면 엄마도 잘 갔다 오라고 해요”라고 준군이 말했다. 준군과 창윤군은 볼링에 재미를 붙였다. 지난 여름방학에 틈날 때면 만나 볼링을 쳤다. 이 때문에 동행카드 포인트를 이미 다 써버려 아쉬워했다. “2학년 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볼링보다 피시 게임이 더 좋은 희민군과 동원군은 동행카드를 받고 나서는 게임을 이전보다 덜 한다고 한다. 희민군은 “동행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촌이나 다른 동네에 가서도 쓸 수 있으면 어떨까 하고 제안도 한다. 동원군도 동행카드 포인트로 영화를 보려 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영화 표를 따로 우편으로 받아야 해서 귀찮아 그만뒀어요”라고 말했다.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문화복지 카드사업인 동행카드의 사용처는 아직은 제한적이다. 지난 100일 동안 동행카드 포인트는 대부분 서점(만화카페, 음반점 포함)과 볼링장에서 쓰였다. 올 한해 지급된 동행카드 포인트는 3억2730만원인데, 이달 15일 현재 사용한 포인트는 약 9072만원이다. 약 28%의 포인트만 쓴 셈이다. 건수로는 5700건 정도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가맹점은 서점으로, 약 46%를 썼다. 여기에는 만화카페, 음반점도 포함되어 있다. 볼링장이 약 32%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갈 것으로 예상했던 영화관은 약 17%로 세번째에 그쳤다. 진로체험과 문예체 프로그램은 각각 2%, 1%였고, 기대를 모았던 박물관이나 공연 관람 등의 사용 실적은 미미했다. 지역 극단이 여름방학 특화 프로그램으로 뮤지컬 체험을 추진했지만 사용자는 거의 없었다. 민지선 성북구 교육아동청소년 담당관은 “영화나 연극 등은 미성년자들이라 온라인 예매를 별도로 하거나,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 뒤 관람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체험활동은 앞으로 아이들이 동행카드에 익숙해지면 이용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려던 처음 취지를 살리려면 동행카드 포인트의 사용 대상과 지역을 넓혀야 하는데,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 민 담당관은 “다른 지역으로 퍼지면 함께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공연의 경우 대부분 개별 기획사가 프로그램별로 운영하다 보니 가맹점 계약을 맺을 수가 없다. 성북구는 그간의 이용 내용을 잘 분석해 아동·청소년 동행카드 누리집을 통해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고 규모 있게 소비하는 경험을 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성북구의 아동·청소년 문화복지카드 사업이 다른 자치구는 물론 서울시 차원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자유학기제 학년인 아이들은 한달에 한번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온단다. 전에 볼링을 한번 친 적이 있는데, 게임비가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이들은 “처음 카드를 받고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 가맹점 목록에 볼링장이 있어서 너무 신났다”며 “볼링을 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핀이 다 넘어지면 속이 시원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엄마들도 아이들이 볼링 치러 가는 건 받아준다고 한다. 게임방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여기기 때문인 듯하다. “숙제 다 하고 친구들과 볼링 치러 간다고 하면 엄마도 잘 갔다 오라고 해요”라고 준군이 말했다. 준군과 창윤군은 볼링에 재미를 붙였다. 지난 여름방학에 틈날 때면 만나 볼링을 쳤다. 이 때문에 동행카드 포인트를 이미 다 써버려 아쉬워했다. “2학년 돼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볼링보다 피시 게임이 더 좋은 희민군과 동원군은 동행카드를 받고 나서는 게임을 이전보다 덜 한다고 한다. 희민군은 “동행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촌이나 다른 동네에 가서도 쓸 수 있으면 어떨까 하고 제안도 한다. 동원군도 동행카드 포인트로 영화를 보려 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영화 표를 따로 우편으로 받아야 해서 귀찮아 그만뒀어요”라고 말했다.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문화복지 카드사업인 동행카드의 사용처는 아직은 제한적이다. 지난 100일 동안 동행카드 포인트는 대부분 서점(만화카페, 음반점 포함)과 볼링장에서 쓰였다. 올 한해 지급된 동행카드 포인트는 3억2730만원인데, 이달 15일 현재 사용한 포인트는 약 9072만원이다. 약 28%의 포인트만 쓴 셈이다. 건수로는 5700건 정도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가맹점은 서점으로, 약 46%를 썼다. 여기에는 만화카페, 음반점도 포함되어 있다. 볼링장이 약 32%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이 갈 것으로 예상했던 영화관은 약 17%로 세번째에 그쳤다. 진로체험과 문예체 프로그램은 각각 2%, 1%였고, 기대를 모았던 박물관이나 공연 관람 등의 사용 실적은 미미했다. 지역 극단이 여름방학 특화 프로그램으로 뮤지컬 체험을 추진했지만 사용자는 거의 없었다. 민지선 성북구 교육아동청소년 담당관은 “영화나 연극 등은 미성년자들이라 온라인 예매를 별도로 하거나,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 뒤 관람할 수 있어 이용률이 높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체험활동은 앞으로 아이들이 동행카드에 익숙해지면 이용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려던 처음 취지를 살리려면 동행카드 포인트의 사용 대상과 지역을 넓혀야 하는데,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 민 담당관은 “다른 지역으로 퍼지면 함께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공연의 경우 대부분 개별 기획사가 프로그램별로 운영하다 보니 가맹점 계약을 맺을 수가 없다. 성북구는 그간의 이용 내용을 잘 분석해 아동·청소년 동행카드 누리집을 통해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고 규모 있게 소비하는 경험을 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성북구의 아동·청소년 문화복지카드 사업이 다른 자치구는 물론 서울시 차원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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