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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발 더 다가온 ‘지속가능 구로’

지속가능 전략, 국가와 자치단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구로구, 4대 분야 83개의 세부 성과지표 촘촘하게 진단

등록 : 2026-06-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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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일대에 조성된 장미꽃길과 산책로 전경. 구로구 제공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2026 북중미월드컵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대륙의 3개국 16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48개국이 참가하고 총 104경기가 치러지는 역대 최대 규모다. 피파(FIFA·국제축구연맹)와 북중미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 개최 도시들은 합동으로 ‘환경 보호와 인권 존중을 촉진하고 개최국과 개최도시 및 경기장에 긍정적인 유산을 남긴다’는 비전을 세우고 ‘2026 피파 월드컵 지속가능발전 및 인권 전략’을 시행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개막식 전 국기 입장 모습. 연합뉴스

피파는 누리집을 통해 “전략 수립 과정에서 이전 피파 대회와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들의 모범 사례를 참고했고, 지역적 특성과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지속가능성과 인권 이슈를 평가해 우선 과제를 선정했으며, 전략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도 연계했다”며 지속가능 월드컵 운영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런 기조로 이번 북중미월드컵은 먼저 ‘신축 경기장 제로(0)’를 실현했다. 미국의 루멘필드(시애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애틀랜타) 등 이미 검증된 친환경 기존 인프라를 100% 활용하는 분산 개최 전략을 실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장 7곳을 새로 지었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차지한 탄소배출 비중이 24.6%에서 이번 대회는 3.1%로 크게 줄었다.

특히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지붕에 4천 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연간 160만㎾h의 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또 일반 스타디움 대비 전력 소비 29%, 물 소비 47%를 절감하는 친환경 메커니즘을 구현했고, 북미 대륙 전체 16개 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천연잔디’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시애틀의 루멘필드를 비롯한 주요 경기장들은 관람객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90% 이상을 현장에서 리사이클링하거나 퇴비화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정착시켰다. 대회 홍보를 위해 제작된 각종 표지판과 임시 철골 구조물 역시 대회가 끝난 뒤 폐기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타 스포츠 시설에서 100% 재사용하도록 자원 선순환 추적 시스템을 의무화했다.

피파는 ‘인권’을 환경과 대등한 위치의 핵심축으로 세웠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피파는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을 기반으로 노동자 권리 보장 제도를 수립했다. 월드컵 운영과 인프라 리모델링,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임시직·계약직 노동자에게 합법적인 초과수당과 노동시간 제한을 철저히 적용하고 공정 임금 지급을 의무화했다.


지난 3월 ‘지역전문가 FGI 숙의공론장’에서 지역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구로구 지속가능발전 지표와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구로구 제공

그뿐만이 아니라 메가 이벤트 개최 도시에서 흔히 발생하던 노숙인 강제 이주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공권력 남용을 원천 금지하고, 현지 당국과 협력해 이들의 주거 권리와 복지를 지원하는 인도적 메커니즘을 포함했다. 경기장과 팬 페스티벌 행사장 전체에는 교통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전용 경사로, 점자 안내, 안내견 동반 시설을 완벽히 구비했다. 축제의 경제적 과실이 대기업으로만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개최 지역의 소상공인과 사회적기업, 소수자 소유 기업에 공급망 입찰 우선권을 부여하는 로컬 비즈니스 우선 정책도 도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탄소 회계 플랫폼인 그린리(Greenly)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 ‘2026 피파 월드컵의 진짜 탄소배출량?’에서 이번 월드컵의 예상 탄소배출량은 약 780만t으로, 카타르월드컵의 약 2.1배이며 미국·캐나다·멕시코 16개 도시 분산 개최로 관중의 대규모 항공·육상 이동 수요가 발생해 전체 배출량의 약 88%를 차지한다고 비판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 같은 일회성 대규모 이벤트와 달리 국가와 광역, 기초단체의 지속가능발전 전략은 유기적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국가가 전체적인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거시적 울타리를 치면, 광역단체는 광역 교통, 에너지 전환 등 대규모 인프라를 조율하는 동력원이 되고, 기초단체는 구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폐기물을 제로화하고 약자를 돕는 실천적 주춧돌을 놓는다.

구로구 지속가능발전 목표 지표 내용. 구로구 제공

우리나라도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의 수립, 이행, 평가가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국가데이터연구원은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발전 수준을 종합 진단한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6’을 발간했다. 서울시도 제3차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2025~2045) 및 추진계획(2025~2029)을 이행 중이다. 시는 ‘도심 열섬 현상 완화’와 ‘대중교통의 탈탄소화’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시내버스의 친환경 수소·전기차 전면 전환, 도심 내 ‘그린 코리더’(녹색 생태축) 조성, 기후동행카드 등 지속 가능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서울 자치구들은 구민들의 일상에 와닿는 ‘자원 순환’ ‘스마트 안전망’ ‘주민 거버넌스’를 밀착 실행하고 있다. 구로·도봉·은평구는 일찌감치 지속가능발전지표를 개발해 주민들에게 정기 보고서 형태로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오고 있다.

특히 구로구의 지속가능발전 구정에 대한 의지는 남다르다. 2017년 ‘구로구 지속가능발전 기본 조례’를 제정한 후 도심 속 생태계를 복원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녹색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4월 구로구청에서 열린 ‘구로구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회의 및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장인홍 구로구청장(가운데 오른쪽)과 참석자들이 지속가능발전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구로구 제공

일관된 정책 결실 ‘지속가능발전 보고서’ 내놔

주민 참여 거버넌스로 정책 평가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 착수”

안양천·목감천을 단순히 정비하는 것을 넘어 생물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생태 하천으로 복원 중이고,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실천 프로젝트를 통해 구민 1인당 종량제 봉투 연간 1개(10ℓ) 줄이기를 목표로 폐기물 감량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구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녹지 확충에도 힘써 매년 녹지 면적이 확대되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구는 또 독거어르신 안심 서비스, 스마트 플러그 설치 등 소외계층을 위한 미시적 돌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 관내 공공시설과 보행로의 턱을 낮추고, 무장애길을 조성해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도 차별 없이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환경을 제도화했다. 여기에 더해 도시농업 면적을 확장하는 등 도심 속에서 생태체험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매진하고 있다. 구는 구민, 시민단체, 전문가, 행정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주요 정책의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이런 결실로 구로구는 지난 9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해 지속가능성을 종합진단한 ‘제1차 구로구 지속가능발전 보고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보고서를 보면 구로구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행복하고 안전한 지속가능도시 구로’를 비전으로, ‘미래세대를 고려한다, 자연 건강성을 지킨다, 다양한 참여를 증진한다, 사회적 정의를 지향한다, 포용경제를 실현한다’는 5대 원칙을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환경(5개), 사회(6개), 경제(4개), 제도·자치(2개) 분야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지표 17개(1면 표 참조)를 선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사업과 성과지표를 내놨다. 예를 들어 제1목표 지표인 ‘인구 대비 저소득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세부사업별로 찾아가는 복지상담 서비스(복지플래너 상담 건수), 위기가구 지원(위기가구 발굴 인원수), 통합사례관리사업 활성화(통합사례관리회의 운영 건수), 1인 가구 지원센터 운영(1인 가구 상담·프로그램 참여자 수), 어르신 기초연금(수급자 수), 어르신 일자리 사업(어르신 일자리 참여자 수) 등의 성과지표를 정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평가를 통해 도출된 정책 방향과 대내외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구의 이러한 지속가능 포용 정책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기본사회 실현’ 전략과도 맥이 닿아 있다. 두 전략 모두 공동체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속가능발전’이 우리가 살아갈 공간과 미래의 ‘생태적·경제적 울타리’를 치는 공사라면, ‘기본사회’는 그 울타리 안에서 아무도 낙오되지 않고 안심하며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주춧돌’을 놓는 작업이다. 이런 이유로 구는 지난 3월23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4대 전략 실행계획도 수립해 총 123개 사업을 재구조화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행복하고 안전한 지속가능도시 구로’가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이동구 기자 dongg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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