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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 커피에 고압 질소 주입해
풍부한 거품 만든 니트로 커피까지
미국과 유럽선 2010년부터 도입
니트로 콜드브루
한국인들의 커피사랑이 나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커피 판매 시장 규모는 6조4041억원으로 2014년 4조9022억원에 비해 30.6% 증가했다. 최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피로사회의 반증’이라 애달파했지만, 도시인들에게 커피 한잔의 의미는 각성제 그 이상인 것 같다. 올여름, 커피업계를 달구고 있는 ‘콜드브루’(coldbrew) 세계를 돌아봤다.
편의점에 출시된 콜드브루
서울, ‘콜드브루’가 떴다
최근 식음료업계의 이슈는 ‘콜드브루’(coldbrew)다. 콜드브루란 상온이나 찬물로 장시간 우린 커피를 말한다. 단시간 고온·고압으로 추출해 원두의 오일 성분까지 뽑아내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달리, 콜드브루 커피는 짧게는 3~4시간에서 최대 하루나 이틀까지 추출한다. 원두의 열손상을 줄여 부드러운 맛과 청량한 여운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올여름 편의점에 출시된 ‘콜드브루’ 커피만 10여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유명 바리스타 찰스 바빈스키와 협업해 만든 ‘콜드브루 by 바빈스키(2300원)’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유기농 원두로 만든 ‘오가닉 콜드브루(2400원)’를 출시했다. 남양은 ‘프렌치카페 콜드브루(2300원)’ 시리즈를, 코카콜라는 ‘조지아 고티카 콜드브루(2500원)’ 시리즈를 선보였고, 일동후디스와 쟈댕도 각각 ‘앤업카페 콜드브루 롱블랙 텀블러(2300원)’와 ‘쟈뎅 그랑브루(2500원)’를 내놓았다. 편의점 CU는 자체 브랜드 상품인 ‘GET더치커피워터(2000원)’가 출시 한달 만에 매출이 114.7% 상승했다고 밝혔다.
올여름 편의점에 출시된 ‘콜드브루’ 커피만 10여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유명 바리스타 찰스 바빈스키와 협업해 만든 ‘콜드브루 by 바빈스키(2300원)’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유기농 원두로 만든 ‘오가닉 콜드브루(2400원)’를 출시했다. 남양은 ‘프렌치카페 콜드브루(2300원)’ 시리즈를, 코카콜라는 ‘조지아 고티카 콜드브루(2500원)’ 시리즈를 선보였고, 일동후디스와 쟈댕도 각각 ‘앤업카페 콜드브루 롱블랙 텀블러(2300원)’와 ‘쟈뎅 그랑브루(2500원)’를 내놓았다. 편의점 CU는 자체 브랜드 상품인 ‘GET더치커피워터(2000원)’가 출시 한달 만에 매출이 114.7% 상승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커피 프렌차이즈업계는 ‘니트로 콜드브루’(Nitro Coldbrew) 경쟁에 돌입했다. 일명 ‘나이트로’ 혹은 ‘질소커피’로 불리는데, 콜드브루 커피에 고압의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미세하고 풍부한 거품을 만든 커피다. 탭 추출 제조방식과 특유의 대류 현상으로 생맥주처럼 보이면서 혀에 닿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이 특징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 ‘나이트로 콜드브루(5800원)' 출시 후 현재 약 30만잔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아메리카노, 라떼에 이어 판매순위 3위를 기록 중이라 밝혔다. 이디야도 지난 6월 질소커피 대중화에 초점을 둔 ‘리얼 니트로(3900)’를 출시해 공략에 나섰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3월 ‘니트로 콜드브루(4800원)'를 선보여 전국 800개 매장으로 판매점을 확대했으며, 엔제리너스도 ‘나이트로 콜드브루(5000원)’를 2종 출시했고, 드롭탑은 ‘니트로 콜드브루(4800원)’ 출시 후 지난해 10만잔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미국 ‘스텀프타운’ 맨해튼 지점
21세기 숭늉? 콜드브루로 입가심하는 사람들
한국인들은 왜 콜드브루를 찾기 시작했을까? 식음료업계는 아이스커피를 유난히 즐기는 한국의 커피문화를 콜드브루의 인기 원인으로 본다. 카페에서 콜드브루를 주문한 손님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입가심하기 좋다’며 입을 모은다. ‘새로움’과 ‘호기심’도 한몫한다. 학동 이디야랩에서 니트로 커피를 주문한 30대 남성은 “질소커피는 생맥주 맛이 나면서도 취하지는 않고, 입이 개운하다”고 했다. 합정동 앤트러사이트에서 만난 5인 가족 여행객도 콜드브루 다섯잔을 주문해 마셨는데 “점심 먹고 시원하게 입가심하기 좋다”는 게 이유였다. 대화가 반복될수록 한국인 고유의 숭늉문화가 올여름 콜드브루로 옮겨간 듯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콜드브루와 니트로 커피 메뉴가 201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민텔'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콜드브루 시장은 2011~2016년 580% 성장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앞으로 콜드브루와 니트로 커피가 시장을 이끌 것임을 확신하며, 콜드브루가 스타벅스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단언해 눈길을 끌었다.
니트로 커피를 확산시킨 카페로 꼽히는 미국 유명 로스터리 카페 ‘스텀프타운’은 매해 여름마다 각 지점에서 콜드브루를 찾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다. 특히 맨해튼 지점은 새로움을 찾아온 젊은이들의 인증 장소로 늘 북적인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카페 뎀셀브즈, 엘카페, 앤트러사이트, 커피리브레, 알레그리아 커피로스터스, 커피몽타주, 언더프레셔 등 국내 유명 로스터리 카페들도 잇따라 콜드브루를 메뉴에 올리며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로스터리 카페들이 선보인 다양한 콜드브루
집에서 간편하게 ‘콜드브루’를 즐기는 방법
콜드브루를 집에서 즐겨볼 수는 없는 걸까? 제대로 장비를 갖추려면 평균 15만원 선의 비용이 나오지만, 굳이 돈 들이지 않아도 된다. 원리만 알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직업상 커피를 달고 사는 박상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는 저서 <커피홀릭's 노트>를 통해 집에 있는 페트병과 유리병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페트병 뚜껑에 송곳으로 미리 구멍을 뚫어 랩으로 감싸 막고 바닥을 오려내 거꾸로 세운다. 분쇄된 커피와 적당량의 물을 부어 적셔 나가며 페트병을 채우고, 상온에서 6~7시간 숙성 후 뚜껑을 열어 천천히 추출하는 방식이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집에 있는 물병과 분쇄한 커피가루, 커피 여과지면 충분하다. 물병에 물과 커피가루를 적당히 넣어 휘휘 젓고, 냉장고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숙성시켜 필터로 걸러내면 된다. 로스팅한 지 3~4일 정도 된 원두를 금방 분쇄해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방법으로 초보자도 풍미 깊은 콜드브루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요즘은 동네마다 ‘스몰 로스터리’(직접 생두를 볶아 커피를 제조하는 소규모 카페)가 많이 생겨난 추세라 신선한 원두를 구하기 쉽다. 금요일 밤에 브루잉하면 일요일 아침에 잘 숙성된 커피 한잔이 여름날 더위를 식혀준다.
글·사진 전현주 객원기자·큐그레이더 fingerwhale@gmail.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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