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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배경음악과 함께 멋진 슬라이드 쇼로 만들었어요. 간단한 동영상 제작 앱 ‘기아모션’을 쓰면 최대 20장 사진으로 음악과 자막을 넣을 수 있죠.” 장영희(66)씨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보여 주며 설명한다. 봄꽃이 멋지게 핀 공원, 자신이 참여한 인형극 등 그의 스마트폰 갤러리엔 웬만한 청년들 것보다 더 많은 동영상이 담겨 있었다.
장씨는 명함도 문자메시지로 건넨다. 모바일 명함에는 9개의 직업과 직함이 적혀 있다. ‘실버플래너 강사, 실버레크레이션 강사, 노인운동지도자, 유머·웃음치료 지도자, 블로그 스마트폰 강사, 사랑누리 인형극단, 강동구 에스엔에 스(SNS) 기자단, 모두랑 시니어아이티(IT) 강사, 모두랑 회장.’ 그가 인생 2막을 어떻게 열어 가고 있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의 인생이모작은 직장을 그만둔 2007년부터 시작됐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장씨는 특별한 은퇴계획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3개월 쉬고 나니 몸이 아프고 무기력해져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에 병원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매주 시간 맞춰 가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익숙해지면서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게 즐겁고 보람찼죠.”
봉사활동과 함께 컴퓨터 교육을 받으면서 장씨는 새 세상을 만난 것처럼 즐거웠다. 동네 주민센터에서 컴퓨터교육을 듣고, 주민에게 개방한 동네 고등학교 방과후 교실의 컴퓨터 강의도 들었다. “엑셀, 문서 작업, 블로그 만들기 등을 배우면서 너무 재미있어 하루 3시간 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도 했어요.”
컴퓨터를 배우면서 장씨의 사회활동 폭이 넓어졌다. 강동구 자원봉사센터 은퇴자교육에서 온라인쇼핑몰 교육을 같이 받은 수료생들과 ‘신나는토요일(신토)’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 회원들은 격주로 만나 파워포인트, 에스엔에스 활용 등을 공부하고, 강동구에서 에스엔에스 기자단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일부 회원들과 함께 아이티 강사 교육도 받았다. 지난해 비영리아이티지원센터의 ‘시니어 아이티전문가 양성학교’에 참여했다. 아이티를 활용한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소셜마케터, 아이티 교육강사, 사진·영상 콘텐츠 디렉터 등을 키우는 강좌였다. 수강생 대표로 활동했던 장씨는 20명의 수료생들과 ‘모두랑’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모두랑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모여 에스엔에스, 스마트폰 활용 강의를 듣고 활동 계획을 논의한다. “교육을 받으니까 인맥이 생기고, 모임 활동하면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활동보고를 올리다 보니 컴퓨터 활용 능력이 점점 더 좋아져 자신감이 생기면서 강사까지 꿈꾸게 됐죠.” 장씨는 주로 시니어 대상 컴퓨터,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한다. 젊은 강사들은 어르신 수강생들이 잘 못 따라오면 답답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얘기도 하고, 애들처럼 칭찬해 주고 잘 달래면서 재미있게 가르치려 한다. 더블클릭, 우클릭 삭제, 드래그 대신 두번 두드리기, 오른쪽 눌러 지우기, 끌어오기 등 최대한 쉬운 말을 쓴다. 더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장씨는 실버레크리에이션, 노인운동, 유머·웃음치료 등을 따로 배웠다. 장씨는 어르신들의 자신감을 키워 주기 위해 늘 이렇게 말한다. “돌아서면 까먹는 게 정상입니다. 저도 강의하다가도 잊어버립니다. 오늘 듣고 잊더라도 내일 와서 또 듣다 보면 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것 얻으려 하지 말고 즐기면서 배우세요.” 요즘은 시니어 스마트폰 교육을 많이 한다. “어르신 한분 한분에게 카톡, 보이스톡, 사진 찍기, 전화 중에 전화번호 전달 등을 알려 드리면 좋아한다. 80대 어르신이 손자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고 회신 문자메시지를 받아 기뻐하는 모습 보면서 보람 느낀다.” 성격이 까칠한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는 타산지석 삼아 잘 늙어가야 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단다. 동창회 모임에서 장씨는 인기가 많다. ‘글자 크게 해 달라, 공짜 전화(보이스톡)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스마트폰을 쓰면서 불편했거나 궁금했던 점 등을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준다. 개중엔 ‘얼마나 산다고, 머리 아프다, 그냥 아날로그로 살겠다’고 손사래 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친구에게 정씨는 “알게 되면 얼마나 좋은데, 새 세상이 있다”고 독려하기도 한다. 예순을 넘었지만 장씨에겐 여전히 사람관계가 가장 힘들다. “나름대로 비우고 내려놓으려 애쓴다. 여럿 중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더 많은 걸 감사하게 여기며 살려 한다.” 장씨는 아들이 결혼하면 남편이 있는 안동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남편은 10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다. “시골 마을회관에서 그간 배우고 가르쳤던 컴퓨터, 스마트폰, 레크리에이션들을 그곳 어르신들과 나누고 싶어요.”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컴퓨터를 배우면서 장씨의 사회활동 폭이 넓어졌다. 강동구 자원봉사센터 은퇴자교육에서 온라인쇼핑몰 교육을 같이 받은 수료생들과 ‘신나는토요일(신토)’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 회원들은 격주로 만나 파워포인트, 에스엔에스 활용 등을 공부하고, 강동구에서 에스엔에스 기자단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일부 회원들과 함께 아이티 강사 교육도 받았다. 지난해 비영리아이티지원센터의 ‘시니어 아이티전문가 양성학교’에 참여했다. 아이티를 활용한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소셜마케터, 아이티 교육강사, 사진·영상 콘텐츠 디렉터 등을 키우는 강좌였다. 수강생 대표로 활동했던 장씨는 20명의 수료생들과 ‘모두랑’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모두랑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모여 에스엔에스, 스마트폰 활용 강의를 듣고 활동 계획을 논의한다. “교육을 받으니까 인맥이 생기고, 모임 활동하면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활동보고를 올리다 보니 컴퓨터 활용 능력이 점점 더 좋아져 자신감이 생기면서 강사까지 꿈꾸게 됐죠.” 장씨는 주로 시니어 대상 컴퓨터,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한다. 젊은 강사들은 어르신 수강생들이 잘 못 따라오면 답답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얘기도 하고, 애들처럼 칭찬해 주고 잘 달래면서 재미있게 가르치려 한다. 더블클릭, 우클릭 삭제, 드래그 대신 두번 두드리기, 오른쪽 눌러 지우기, 끌어오기 등 최대한 쉬운 말을 쓴다. 더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장씨는 실버레크리에이션, 노인운동, 유머·웃음치료 등을 따로 배웠다. 장씨는 어르신들의 자신감을 키워 주기 위해 늘 이렇게 말한다. “돌아서면 까먹는 게 정상입니다. 저도 강의하다가도 잊어버립니다. 오늘 듣고 잊더라도 내일 와서 또 듣다 보면 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것 얻으려 하지 말고 즐기면서 배우세요.” 요즘은 시니어 스마트폰 교육을 많이 한다. “어르신 한분 한분에게 카톡, 보이스톡, 사진 찍기, 전화 중에 전화번호 전달 등을 알려 드리면 좋아한다. 80대 어르신이 손자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고 회신 문자메시지를 받아 기뻐하는 모습 보면서 보람 느낀다.” 성격이 까칠한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는 타산지석 삼아 잘 늙어가야 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단다. 동창회 모임에서 장씨는 인기가 많다. ‘글자 크게 해 달라, 공짜 전화(보이스톡)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스마트폰을 쓰면서 불편했거나 궁금했던 점 등을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준다. 개중엔 ‘얼마나 산다고, 머리 아프다, 그냥 아날로그로 살겠다’고 손사래 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 친구에게 정씨는 “알게 되면 얼마나 좋은데, 새 세상이 있다”고 독려하기도 한다. 예순을 넘었지만 장씨에겐 여전히 사람관계가 가장 힘들다. “나름대로 비우고 내려놓으려 애쓴다. 여럿 중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더 많은 걸 감사하게 여기며 살려 한다.” 장씨는 아들이 결혼하면 남편이 있는 안동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남편은 10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다. “시골 마을회관에서 그간 배우고 가르쳤던 컴퓨터, 스마트폰, 레크리에이션들을 그곳 어르신들과 나누고 싶어요.”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