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상인이 전통시장의 미래

기고ㅣ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등록 : 2017-07-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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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상인들이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통시장’이라 하면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많은 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인심을 그리겠지만, 혹자는 낡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어떤 이는 대형마트에 밀려 침체된 상권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편견과 달리 시장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점포 리모델링과 아케이드 조성 등 시설 현대화를 바탕으로 주차 환경이 개선되었고, 편의시설 역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면 무료로 배송까지 해주는 곳도 있다. 이 밖에도 시장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등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봤을 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전통시장의 고령화’ 문제이다. <2015년 전통시장 상점가 및 점포경영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16)에 따르면, 시장 상인들의 평균 연령은 56.1세로 20~30대는 전체의 7.9%밖에 안 된다. 시장의 주 고객들도 70%가 50대 이상이다.

20년 뒤를 생각해보자. 대형마트에 익숙한 20~30대가 갑자기 전통시장의 단골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지 못하면 미래의 전통시장 모습은 더 이상 그리기 어렵다.

가장 근본적인 방책은 청년이 직접 상인으로 들어와 상품을 파는 것이다. 유행에 맞는 젊은 취향의 먹거리, 구경거리가 많아져야 진정으로 젊은 세대가 시장을 찾을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15년부터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빈 가게를 활용해, 만 39세 이하의 예비 창업자에게 인테리어 비용과 임차료를 지원하며 창업의 문턱을 낮춰 시장 내 입점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각 시장의 사업단은 입점에 앞서 ‘창업교육’을 시행해 청년들의 자생력 또한 강화시키고 있다.

지원 사업의 성공 사례로는 원주 중앙시장 2층에 자리한 청년 문화 공간 ‘미로예술시장’이 있다. 20년간 빈 가게로 방치돼 있던 시장의 2층을 문화예술인이 재해석한 공간으로, 골목에 내걸린 한지, 곳곳에 그려진 벽화, 전시와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전개하며 전통시장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청년 상인들은 치열한 경쟁보다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젊은 고객들을 중앙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기존 시장 상인들도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청년 몰 조성사업단(단장 이선형)에 따르면, 미로예술시장이 활성화된 이후 중앙시장 고객 방문율이 200% 늘어나 1층에 있는 아동복, 속옷, 먹거리 등의 매출액도 30% 이상 올라가 기존 상인들이 청년 상인의 창업을 반기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청년 상인들의 패기와 친화력은 나이 많은 기존 상인들과 스스럼없는 왕래를 만들었고, 이들이 시장에 융화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청년들의 전통시장 창업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면서, 청년들에게 일자리의 새로운 활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많은 청년들이 시장 창업에 도전해 개인의 꿈을 이루고, 전통시장은 그들과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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