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도 진화한다

동대문구, 전통시장 직접 활성화 효과 담은 ‘청량EAT’ 도입

등록 : 2025-07-17 13:30 수정 : 2025-07-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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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청량EAT(잇)’ 1호 가맹점 현판식에 참석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왼쪽)과 권영수대가전골 권영수 대표. 동대문구 제공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의 하나로 ‘전통시장 식사권’을 최초로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부자가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역경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 답례품은 일반적인 상품권이나 기념품에서 한 걸음 더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에 다가간 사례로 평가된다.

동대문구는 지난 14일 청량리 전통시장 안 ‘권영수대가전골’에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식사권인 ‘청량EAT(잇)’의 첫 가맹점 현판식을 열고 청량잇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을 비롯해 청량리전통시장상인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동대문구지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업 시작을 축하했다. 첫 가맹점인 권영수대가전골은 40년 넘는 전통을 지닌 지역 맛집으로 주민의 신뢰도가 높고 소셜미디어 홍보도 활발하게 하는 곳이다.

청량잇은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자에게 제공되는 전용 식사권으로 청량리와 경동시장 일대 전통시장 내 지정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35개 가맹점이 참여 중인데 구는 더 많은 음식점이 가맹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모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가맹점 정보는 ‘고향사랑이(e)음’ 플랫폼에 공개해 기부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다른 지역 지방자치단체에 연 최대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혜택(10만원까지 전액, 초과분 16.5%)과 함께 지자체로부터 기부금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전국 지자체들은 기부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해 전통시장상품권, 기념품 등 지역과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답례품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동대문구의 ‘청량잇’은 기부자가 지역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해 식사하고 소비하는 ‘즉시 지역환원형 답례 시스템’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향하는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활력 회복’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동시에 지역 상권 회복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구는 지역 상권 회복 효과를 높이기 위해 관내 기업, 학교,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참여 유도, 가맹점 간 공동 이벤트 등 다양한 확산 전략도 마련 중이다. 고령화와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에 젊은 소비층을 유입하고 자생적인 상권 회복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청량잇은 단순한 식사권이 아니라 지역에 대한 애정과 나눔이 모여 만들어진 상징적인 답례품”이라며 “더 많은 분이 청량리를 경험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확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수미 자치협력팀장은 “청량잇은 청량리와 경동시장 일대 전통시장 내 지정 음식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전국 유일 식사 상품권으로 이 지역 방문객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답례품”이라며 “직접 소비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이자 글로벌 톱5 시장을 목표로 청량리와 경동시장의 브랜드 강화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대문구는 답례품 다변화를 위해 식사권 외에도 전통시장 상품, 생활용품, 체험권 등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역 정체성을 살려 서울한방진흥센터의 ‘한방 족욕 체험권’ 등 체험형 답례품도 포함했으며 실효성 높은 지역 특화형 품목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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