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한옥마을에 ‘다락방’(茶樂房) 문 연다

초점& 차 체험 공간인 동시에 전시회 등 K-콘텐츠 플랫폼 지향

등록 : 2025-07-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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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한옥마을 차 체험시설인 다락방의 2층 입식 자리와 바깥 전경. 은평구 제공

한옥박물관 다섯 번째 부속시설
세시풍속 등 다양한 한문화 기획
한문화체험특구 강화 플랫폼 지향
한식, 한복 등 체험 저변 확대 목표

서울 서북권의 문화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은평한옥마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셋이서문학관으로 운영되던 한옥마을의 한옥 한 채가 이달 18일부터 ‘다락방’(茶樂房)으로 거듭난다. ‘다락방'이라는 명칭은 은평구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차와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락방의 바깥 모습. 은평구 제공

표문송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은 다락방에 대해 “차를 매개로 다양한 우리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락방의 운영 취지가 단순히 전통차 소개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방문객들이 한국 전통문화, 즉 ‘한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은 북한산, 진관사, 은평역사한옥박물관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한문화 체험 특구'로 지정돼 있기에 그에 걸맞도록 10년가량 문학관 역할을 해오던 공간을 케이(K)-컬처 관점에서 재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락방의 1층 좌식 자리와 바깥 전경. 은평구 제공


다락방은 1층 좌식 공간과 2층 입식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마당과 통창을 통해 은평한옥마을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다보며 휴식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방문자들에게 열린 공간이 될 예정이다. 2층 입식 공간에는 경기도 이천의 김판기 도자 명장의 작품이 전시돼 있어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김 명장의 작품은 매달 음력 보름날 다른 달항아리로 교체 전시될 예정이다.

보름, 달항아리전

개관식은 18일 오후 2시 열리는데 시설 돌아보기와 더불어 찻자리, 티 블렌딩 체험 등 차와 관련된 소규모 행사들이 마련된다. 1시간가량 진행되며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다구

본격 운영이 시작되면 다락방은 상설 프로그램으로 매일 5회(오전 10시·11시, 오후 2시·3시·4시) 차 체험을 진행한다. 차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차의 기본적인 이해, 역사, 종류, 마시는 법 등을 배우고 시음을 체험할 수 있다. 다락방 입장은 누구라도 무료로 가능하지만 차 체험은 3천원 유료로 운영된다. 차 체험 예약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한 다락방은 차 체험과 별도로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는 26일 여름 차와 관련한 교육 ‘한옥다회'를 시작으로 계절별 차와 예절 등 다양한 내용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에는 진관동의 다도연구 동아리 주관으로 말차 젓기, 꽃차 제다법, 전통 다식 등 다양한 다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밖의 프로그램에 대해 표문송 관장은 “한 문화의 플랫폼 역할을 위해 24절기와 관련된 단오 행사, 추석 떡메치기, 겨울 연날리기 등 세시풍속 행사를 포함해 다양한 전통문화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박물관 앞 너나들이센터의 한복 체험과 연계해 한복의 아름다움, 복식으로서의 가치, 역사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락방의 운영 방침으로 ‘엄숙주의 타파'와 ‘배타성 배제'를 강조하며, 방문객의 자율적인 예절에 기반한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차 체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다락방에 머물며 한옥마을의 경치를 감상하고 휴식하는 것이 한문화의 체험에 다름 아니며 반드시 우리 것이 뛰어나다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들어와 마시다가 전통차와 비교하며 문화의 다양성을 경험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의 다섯 번째 부속시설인 다락방은 장기적으로 한국 고유의 전통 한문화가 각자의 생활 속에서 퍼져나가게 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대해 표 관장은 “올 10월을 시작으로 매년 한옥 공간에서 국악, 한식, 한복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연결하고 체험하는 소규모 ‘페스타'를 기획해 한국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변길 기자 seoul0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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