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재건축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받은 아파트 단지의 ‘공공보행통로 폐쇄’, 공공기여 시설에서의 ‘사회적 약자 배제’와 같은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면 구청장 중 한 명으로서 옆 동네 일이라고 외면하기가 어렵다. 이는 곧 노원에서도 벌어질 일의 예고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민선 7기, 8기를 통틀어 한시도 놓지 않고 매달린 일은 미래의 노원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지난 40년 베드타운이었고, 낡아가는 아파트와 함께 줄어드는 인구는 지난 시대 도시계획의 한 페이지가 저물어가는 신호였다. 새로운 시대 노원의 비전을 그려 펼침으로써 주민의 동의를 얻고, 늦지 않게 변화의 시작을 보여야 할 책무가 2024년 현재 노원구청장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직주락(직장·주거·여가) 집약’의 콤팩트시티의 비전이다. 베드타운 노원에 없던 경제 중심 기능, 일자리를 유치해 직주근접도시로 발돋움하여 수도권 동북부의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것. 그리고 거기 더해 천혜의 자연을 보다 주민의 삶 가까이 끌어당기는 감성 힐링 공간을 갖추고 그곳에서 품격 있는 일상의 여유를 느낄 문화의 저변을 단단히 하는 것. 이것이 직주락 집약이며, 이는 곧 사람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동네 안에서 해결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이자 미래도시 노원의 지향점이다.
핵심은 세 가지 사업으로 제시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창동차량기지 S-DBC, 재건축 신속 추진이 그것이다. 그중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추진 진도가 가장 빠르기도 하지만, 지금 주민들에게 폭넓게 지지받고 있는 직주락 모델에 대한 신념을 확고하게 다져준 사업이기도 한데, 그 계기가 있었다. 2018년 일본 도쿄 도심의 복합개발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며 광운대역세권 개발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보고 배운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사업 초기 단계였으나 이후 노원의 미래, 그 시작이 될 월계동의 변화상이 명확해지며 눈이 번쩍 뜨인 순간들을 기억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의 착공식을 마친 뒤 6년 만에 다시 도쿄를 찾았다. 그때 보고 온 것은 여전히 그대로일까. 그때 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때는 고민하지 못했던 것들도 이곳에서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설레는 발걸음이었다. 실제 철도 지하화를 포함한 확장된 공간 구상, 도심 속 조경과 경관의 어울림, 보다 과감하고 다양한 문화시설, 어르신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삶, 탄소중립 시대의 진일보한 도시 건축 같은 것들을 보려 했다.
가장 깊은 영감을 받은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광장 같은 동네”의 모습이었다. 후타코타마가와역을 나서면 펼쳐지는 이벤트 광장, 도라노몬힐스의 잔디광장, 아자부다이힐스 옥상녹지에 펼쳐진 커뮤니티 공간, 건물과 건물을 잇는 공중보행통로의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고, 지역민과 방문객을 연결하고, 문화와 자연을 연결하는 공간 설계가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일상의 이벤트를 풍성하게 하고 있었다. 결국 도시라는 것은 사람이 모인 곳이고, 사람의 삶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며 이는 ‘기본' 전제라기보다 ‘핵심’ 문제로 두고 고민해야 할 열쇳말이었다. 그렇다면 도시계획, 도시개발은 그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는 구심점을 담고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담는 그릇을 짜는 일이다.
편안한 운동복을 입고도 편하게 한 바퀴 다닐 수 있는 공간을 반경 1㎞라고 한다면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선보이는 프로젝트가 광운대역세권 개발이다. 그 커뮤니티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휴머니티, 즉 인간다움이어야 한다. 개방과 연결. 도쿄에서 얻은 힌트를 월계동에 접목하려 한다. 이미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곳의 인프라 시설보다 한 층위 높은 가치를 선보이기 위해 더욱 획기적인 구상을 다듬고 있다. 넓은 광장에서는 이색적이고 일상적인 문화 콘텐츠가 사람과 사람을 잇고, 파격적인 녹지와 보행 인프라는 경춘선숲길을 통해 더 멀리 연결될 것이다.
얼마 전 읽은 책에 “사물이 두 개만 있어도 그 사이로 길이 생겨난다. 그러니 지금까지 내가 걸은 길들은 모두 나무와 나무 사이라든가, 집과 집 사이,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였다. 사이로 길이 난다”는 문장이 있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월계동에 새로 나는 길에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광운대역세권은 주민들끼리, 인근 월계동과 노원구와 서울, 그 너머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니 월계동에 지어지는 ‘새집’ 너머 ‘새 삶’을 주목해보는 것은 부동산에 문외한인 이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얼마 전 읽은 책에 “사물이 두 개만 있어도 그 사이로 길이 생겨난다. 그러니 지금까지 내가 걸은 길들은 모두 나무와 나무 사이라든가, 집과 집 사이,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였다. 사이로 길이 난다”는 문장이 있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월계동에 새로 나는 길에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광운대역세권은 주민들끼리, 인근 월계동과 노원구와 서울, 그 너머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니 월계동에 지어지는 ‘새집’ 너머 ‘새 삶’을 주목해보는 것은 부동산에 문외한인 이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광운대역세권 개발 주민설명회에서 사업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울& 인기기사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