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마포

기고 | 박홍섭 마포구청장

등록 : 2017-05-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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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가 조성한 책거리 부스에서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마포구 제공
4년 전, 나는 일본 도쿄도 가쓰시카구의 한 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100m가 넘는 서가 옆 도서 검색대에서 비에 흠뻑 젖은 채 책을 검색하는 한 초등학생을 만났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무슨 책을 찾는지 물었다. “저의 장래 희망이 파일럿인데 항공기 관련 서적을 찾고 있어요.” 순간 큰 감동과 함께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어린이 교육·문화 인프라가 떠올랐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해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매우 아팠다.

과거에는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통하지 않을 만큼,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배움의 기회가 좌우되는 교육 양극화가 심해졌다. 부모의 능력이 자녀의 학력을 좌우하는 양극화 시대에 ‘학력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책’과 ‘독서’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학력이 높지 않아도 책을 많이 읽으면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는 ‘독서의 힘’을 더해주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마포구는 구민들이 일상에서 책 읽기를 자극하고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경의선 숲길공원 중 홍대 지역에 ‘경의선 책거리’를 조성했다. 홍대 앞의 특화된 출판 인프라와 ‘책’을 매개로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는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만큼 문화예술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 구는 ‘책’과 ‘독서’가 학력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라는 믿음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교육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 이곳은 단순히 책만 보는 도서관이 아니라 재능 있는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곳일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옛 마포구 청사 터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서는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교육센터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이 급속도로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그 시작부터 함께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인공지능 시대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스마트 아이티(IT) 기술을 도입한 아이시티(ICT, 정보통신기술) 체험 공간이 만들어진다. 가령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대형 스크린을 터치해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하면 가상 여행(I-Travel)을 체험할 수 있고, 1인용 멀티터치 스크린(MTS)에 좋아하는 동물을 그리면 빔프로젝터에 동물 그림이 살아나 반응하는 라이브 스케치북 등 미래 속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로 기르기 위해 영어교육센터를 비롯해 집필실, 창작교실, 애니메이션실 등의 자기체험 공간과 진로체험 및 자기주도학습센터 등도 만들 예정이다. 미래 한국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 부모의 소득에 상관없이 저마다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공평한 교육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줘야 한다. 이는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창조적 소수자가 몇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에 잠재력이 있어도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청소년이 없도록 지방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그 중심에 올 10월에 준공하는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교육센터가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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