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쉼터, 지역소모임의 언덕

우리동네 이런 공간 송파구 풍납동 일상문화카페 ‘퍼스트페이지’

등록 : 2016-04-06 18:27 수정 : 2016-04-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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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동 마을카페 ‘퍼스트페이지’는 공유 책장을 운영하며 책들을 나누고, 수공예품을 만들어 진열대에서 판매하는 등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퍼스트페이지 제공

송파구 풍납동의 고즈넉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퍼스트페이지는 겉모습만으론 여느 동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카페다. 2013년 11월 문을 연 카페는 풍납동 주민들에게 특별한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의 즐거움은 물론 강좌, 갤러리,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풍납동 아줌마들의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카페는 테이블 여덟개면 꽉 찰 정도로 아담한 공간이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카페 한쪽의 크지 않은 갤러리와 아늑한 모임방을 비롯해 여행서, 인테리어, 수공예 서적 등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유 책장이 마련돼 있고, 헝겊 인형, 가죽 소품 등 핸드메이드 공예품과 디자인 문구류도 전시되어 있어 카페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아리 모임이나 강좌를 위한 모임방에서는 요일별로 뜨개질, 자수, 가죽공예, 인형 만들기, 사진, 별자리 강좌 등 다양한 문화 강좌가 열린다. 오손도손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 한 잔 값으로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강좌가 있어 카페 문 여는 시간이 오전 9시 반으로 빠른 편이다.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을 모아 소박한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영화상영, 음악회, 벼룩시장 등의 소소한 이벤트도 펼친다.  

퍼스트페이지는 8명의 주인장이 함께 운영한다. 10여년 전 함께 도서관 운동을 하면서 만난 엄마들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협동조합형 카페다. 1인당 300만원씩 출자해 공간을 구하고, 서울시 마을공동체지원사업에 신청해 시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엄마들이 만든 공간인 만큼 ‘착한 소비’, ‘착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 재료에도 꼼꼼히 신경 썼다. 협동조합의 공정무역 커피와 생협의 정직한 식자재만을 사용한 수제차를 들여왔다. 때론 산지와 연계해 김, 배즙 등 먹거리 공동구매 행사도 연다.  

처음에는 가격 책정이나 상권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난항을 겪기도 했다. 막상 갈등이 심했던 건 돈 문제가 아니라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서로의 다름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것이 공유선 대표의 설명이다. “다른 살림 스타일이나 입맛의 차이 같은 거죠(웃음). 다들 20년 가까이 주부로 살았던 만큼 살림에 있어 우선시하는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각각의 메뉴를 개발하고 레시피를 매뉴얼화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어요.”  

마을카페 모델의 첫 장을 열어가고 있는 퍼스트페이지는 동네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역 소모임들의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려 한다. 공 대표는 “풍납동 도서관 모임 엄마들의 모임이 출발이었던 만큼 지역 내에서 시작하려는 소모임들이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심우리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웹진 <마을이야기>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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