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복지’에 손짓하는 두 개의 우물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와 보건복지부 행정복지센터 정책 잇따라 발표

등록 : 2016-04-06 18:11 수정 : 2016-04-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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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기능을 바꾼 금천구 독산4동. 복지전담 인력이 충원되면서 활발한 방문서비스와 함께 마을공동체를 부활시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사진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최근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존의 동 주민센터 개편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로, 보건복지부는 ‘행정복지센터’(이하 행복센터)로 이름은 각기 다르지만 동주민센터 개편 방향은 복지전달체계 강화와 복지 패러다임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찾동과 행복센터는 △방문상담을 통한 접근성 강화 △복지수요자 사례 발굴과 관리 등 전문역량 확보 △민관 협력 강화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두 기관이 내놓은 정책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접근성과 전문성, 민관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복지전달체계의 발전 방향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인력과 예산이 다르고, 노령인구의 빠른 증가와 빈부격차 심화 등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인가 등에서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 까닭이다.    

행복센터 2018년까지, 찾동 2017년까지 시행  

2014년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해 타당성을 확인한 행복센터는 2018년까지 전국의 3496개 읍면동을 복지허브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찾아가는 서비스 △가구별 맞춤형 통합서비스 제공 △민간자원 연계 강화를 통해 신규 복지대상을 찾아내 복지혜택에서 소외된 국민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찾동은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저변에 깔고 있다. 주민 리더와 주민 조직 육성을 통한 마을공동체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복지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 주민자치센터는 마을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육성해 주민 욕구와 필요에 맞는 통합서비스 제공과 주민과 주민을 연결하는 단위로 활용해 이웃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복지수요자 발굴 역시 신청주의에서 발굴주의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우리동네주무관 직책을 신설하고 복지플래너, 방문간호사 등을 채용해 방문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찾동은 2015년 13개 자치구 80개 동에서 시범사업을 거치고 문제점 등을 보강했다. 올해 7월1일부터는 서울시 전체 동의 절반가량인 282개 동에서 시행한다.  

얼핏 유사해 보이지만 두 사업은 인력과 예산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찾동 계획에 따르면 복지업무가 일선 행정기관인 주민센터로 몰리는 ‘깔때기 현상’을 고려해 동 주민센터의 인력을 각 5~6명씩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까지 사회복지공무원과 방문간호사 등 새롭게 충원할 인력은 2450명이다. 행복센터는 전국적으로 4800명을 충원한다. 이 중 서울시 정원은 393명이어서 주민센터별로 1.37명에 지나지 않는다. 부족한 인원은 업무조정을 통해 확보하게 될 인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요구되는 복지인력 전문성 확보와 늘어나게 될 복지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과 인력, 서비스 대상 등에서 차이  

예산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필요로 하는 인건비 75%를 영구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보건복지부는 50%의 예산을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두 정책 모두 ‘찾아가는 서비스’를 말하지만, 서울시가 그 대상을 만 65살 이상 노인 가구와 출산 가구까지 확대한 반면에 보건복지부는 사회취약계층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노령화와 빈부격차 심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사회는 앞으로도 복지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복지수요는 73% 증가했고 2040년이 되면 복지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의 5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과도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복지정책에서 효율성 확보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복지전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복지주체 간 자발적 참여와 실천을 보장하는 정책에 힘을 실어줄 때라는 게 학계와 복지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윤승일 기자 nagne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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