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딸기 한입에 상큼한 봄이 사르르

비타민C 풍부해 봄철 건강에도 도움…향과 맛 살린 딸기잼이면 눈과 입, 마음까지 룰루랄라

등록 : 2017-02-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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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의 제철이 더 이상 봄이 아니고 겨울인 것을 안다. 그러나 영하의 날씨에 빨간 딸기 한 알을 키워내기 위해 하우스를 설치하고, 난방하고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것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 그래서 딸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늘 이야기했다. 한겨울에 먹는 딸기는 사치인 것 같다고. 그렇게 딸기 소비를 줄여가고 있을 무렵, 어느 사이트에 ‘한 달에 딸기 값으로 40만원을 쓰고 남편과 말다툼을 했다’며 누리꾼들에게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남편은 딸기를 좋아하지 않고, 아이와 아내는 딸기를 좋아해 날마다 딸기를 먹어서 생활비가 늘었다는 것이 싸움의 이유였다. 이 질문에 달린 댓글에서 논쟁이 팽팽했다. 여유 있는 집에서는 딸기가 가장 맛있는 겨울에 그 정도는 써도 된다는 글과 그래도 딸기 값으로 40만원은 너무했다는 의견이었다. 액수가 크긴 했지만 아내가 섭섭했던 건 취향을 몰라준 남편의 좁은 마음 때문은 아니었을까.

커피 두 잔 값이면 딸기 한 팩쯤은 충분히 사줄 수 있었을 텐데, 인색했던 내가 괜히 미안해졌다. 딸기가 비싸다고 느껴지는 계절이라고 해봐야 기껏 일 년에 딱 두 달 정도 아닌가.

입춘과 우수를 지나면서 딸기 출하량도 늘고, 이제 딸기도 먹을 만해졌다. 본격적인 딸기 철이 시작됐다고 봐도 좋겠다. 딸기 뷔페가 유행하고 카페에서도 딸기가 없으면 디저트를 못 만들 지경이다. 딸기는 모양도 예쁘고 맛과 향도 좋지만, 비타민C를 다량 함유한, 손꼽히는 건강 식재료이기도 하다. 맛있는 딸기를 고르는 요령은 일본의 딸기 ‘아마오우’를 참고하면 된다.

아마오우는 후쿠오카의 고급 딸기 브랜드인데 ‘빨갛다, 둥글다, 크다, 맛있다’의 앞글자를 따서 붙인 거라고 한다. 빨갛고 둥글면서 큰 딸기가 맛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딸기 꼭지가 알맹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꽃처럼 활짝 핀 모양일수록 당도가 높다. 꼭지가 밖으로 향한 것은 햇볕을 충분히 받았다는 표시다.

요즘은 ‘설향’이나 ‘죽향’ 같은 국산 품종의 딸기도 나오지만, 몇 해 전만 해도 딸기 품종 대부분은 일본에서 수입했다. 언젠가 일본 여행 중에 딸기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하얀 딸기도 있고, 아이 주먹만큼 큰 딸기도 있었다. 두세 알씩 포장해 파는데, 값도 얼마나 비싼지 딸기 한 알에 1만원이 넘어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딸기 하나만 가지고도 그렇게 다양하게 먹고 즐기는 일본이 부럽기도 했다.

일본에는 하루 100개 한정으로 파는 딸기잼이 있다. 새벽에 딴 딸기에 꿀만 더해서 만든 딸기잼인데, 인기가 많아 그걸 사려면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무르거나 못난이로 만든 딸기잼이 아니고, 단순히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딸기잼이 아니고, 설탕 맛만 나는 딸기잼이 아닌, 딸기 고유의 향과 맛을 그대로 간직한 딸기잼이니, 줄 서는 수고는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딸기잼 하나 사자고 바다를 건널 수는 없으니 집에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새벽에 딴 딸기까지는 아니어도, 크고 싱싱한 딸기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보자. 딸기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맛있는 딸기잼을 먹어보지 못해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비싸지만! 맛있게! 그러나 적게 먹는 게 트렌드라고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쓸데없는 소비는 줄이고 내 몸과 마음에 투자하는 게 남는 거라고 하지 않는가. 이번 주말, 빨갛고 둥글고 큰 딸기를 준비해보자. 눈도 입도 마음과 함께 즐거워질 테니.

글 윤혜정 블로그 ‘협동으로 랄랄라’ 운영진

사진 이지나 서울iCOOP조합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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